‘29형 TV, 32타입 아파트…’
다음달 1일부터 인치(inch) 평(枰) 근(斤) 등 비법정 단위 도량형 사용이 전면 금지됨에 따라 기업들이 새로운 표기법을 고안하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에 따라 법망을 피하면서 소비자의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발한 대체 표기법 아이디어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전자업계는 7월부터 인치(inch)나 평형 대신 카탈로그 등에 센티미터(㎝)로 표기해야 한다. TV하면 ‘몇 인치’가 떠올랐는데 이제 쓸 수 없다는 말이다.
전자업계가 내놓은 묘수는 기존 도량형(度量衡)인 인치를 ‘형’(型)을 표기한다는 것. 전자업계 관계자는 “42인치를 42형으로 표기하면 규제에 걸릴 염려도 없고 혼란도 덜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형 기준이던 에어컨도 ‘XX형’식으로 바꿔 현재 18평형을 ‘18형’으로 부른다는 것이다. LG전자는 법규에 맞게 규격을 표시한 다음 인치와 평으로 환산한 주석을 달 계획이다.
평형 대신 제곱미터(㎡)를 써야 하는 건설업계 역시 ‘형’이나 ‘타입’(TYPE)을 대안으로 내놓고 있다. 32평형은 32타입, 32형 하는 식이다. 각 건설업체와 인터넷 부동산 정보업체들은 도량형 표기법 통일에 대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유통업계는 기존 표기는 안 쓰되 고객에게 말로 예전 도량형 기준을 알려주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어업체와 항공업계는 크게 달라지는 게 없어 고민이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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