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제5구단으로 프로배구에 뛰어든다.
한국전력 고위관계자는 17일 “그 동안 실업팀이었던 한전 배구단이 프로팀으로 변신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한국배구연맹(KOVO) 김광호 부총재는 “한전이 프로배구에 참가하면 배구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며 환영했다.
한전은 준회원사로 KOVO에 가입할 계획이다. 정부투자기관 관리 기본법상 공기업이 프로 스포츠단을 보유할 수 없기 때문. 따라서 영리 목적의 프로팀을 운영하는 대신 리그에 참가하기만 하는 준회원사로 프로배구에 참여한다. 여자부 도로공사는 이미 준회원사 자격으로 프로배구에 참가하고 있다.
프로배구는 지난해 도하아시안게임 남자 우승을 계기로 2006~07시즌에 큰 인기를 누렸다. ‘겨울 스포츠의 꽃’으로 자리잡은 프로농구 올스타전 최우수선수 조상현(LG)이 “농구가 배구에 밀리는 느낌이 들어 농구인으로서 속상하다”고 말할 정도로 프로배구에 대한 팬들의 관심은 대단했다.
그러나 프로팀이 현대캐피탈, 삼성화재, LIG, 대한항공 4개에 불과했다. 꼴찌를 제외한 3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라가는 현실은 프로배구 발전에 걸림돌이 됐고, 정규리그 순위에 대한 평가절하로 이어졌다. ‘말만 프로배구지 실업배구보다 못 하다’는 비난도 쏟아졌다. 따라서 한전의 프로화는 프로배구 중흥의 계기가 될 거라는 평가다.
한전은 그 동안 아마추어 초청팀으로 프로리그에 참가했다. 최근 3년간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하지 못해 객관적인 전력은 프로팀에 비해 형편없이 떨어진다. 한전은 기존 프로팀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2007~08시즌을 앞두고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하는 건 물론이고 외국인 선수까지 선발할 계획이다.
KOVO는 지난달 10일 이사회를 통해 창단 당시 대학 4학년 전원을 대상으로 지명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신생팀 창단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한전은 이미 배구단이 있는 가운데 실업팀에서 프로팀으로 전환하기에 신생팀 창단 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지적이 있다. 따라서 한전이 전력을 보강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방법을 찾는 건 KOVO가 풀어야 할 숙제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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