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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한나라는 안돼" 졸렬한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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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한나라는 안돼" 졸렬한 북한

입력
2007.06.18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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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지난해 평양에서 열린 '6ㆍ15 민족통일대축전'에 참석한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을 따뜻하게 맞이했다. 원 의원은 다른 정치인들과 함께 공동주석단(귀빈석)에 포함됐고, 김영남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장과 덕담도 나눴다.

하지만 올해 같은 행사 참석을 위해 평양을 방문한 한나라당 의원들은 정 반대의 대접을 받았다. 북한은 15일 본 행사인 민족단합대회를 앞두고 "한나라당 의원은 주석단에 올라갈 수 없다"며 행사를 중단시켰다.

이후 수 차례 남북 대표단이 협상을 갖고 해결방안을 찾았지만, 북한은 끝까지 "한나라당 배제"를 고집했다. 결국 민족단합대회는 축전 마지막날인 17일 한나라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파행으로 진행됐다.

이런 차이는 어디서 왔을까. 올해 행사는 2ㆍ13합의 이후 남북관계가 전반적으로 진전된 상황에서 진행됐다. 대북 쌀 차관 유보 여파로 당국의 참여가 불발되기는 했지만, 이는 한나라당과 무관한 정부 결정이었다. 그럼에도 이 같은 불상사가 생긴 것은 남한에서 실시되는 올 연말 대선 때문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최근 북측의 언행에 비추어 북한은 이번 행사를 통해 "올 대선에서 절대 한나라당이 집권해선 안 된다"는 메시지를 행동으로 보인 것이다. 최근 북한을 다녀온 인사들은 한결같이 북한 사람들의 남한 대선에 대한 높은 관심에 놀랐다고 한다.

북한은 이전에도 수 차례 남한의 선거에 개입하려 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오히려 남쪽에서 북한에 대한 좋지 않은 이미지를 키우거나, 남남갈등을 불러 남북관계만 더 어렵게 만들었다. 명색이 민족통일 대축전에 남측 손님을 불러놓고 정치적 이유 때문에 행사에는 참여하지 못하게 하는 행태는 졸렬하다. 그러려면 초청이나 하지 말든지.

정치부 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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