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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코지 "블레어를 EU 대통령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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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코지 "블레어를 EU 대통령으로"

입력
2007.06.18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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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 사르코지(사진 왼쪽) 프랑스 대통령이 ‘은밀한’ 선거운동에 나섰다. 프랑스 총선 얘기가 아니다. EU 헌법이 부활될 경우 신설되는 유럽연합(EU) 초대 대통령직 얘기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퇴임을 앞둔 토니 블레어(사진) 영국 총리를 EU 최초의 상임 대통령 후보로 적극 밀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가 16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사르코지 대통령은 2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개막하는 헌법부활을 위한 EU 정상회의를 앞두고 회원국 정상들에게 ‘블레어 EU 대통령 만들기’ 구상을 설파하고 있다. 이미 EU 순회 의장국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게 이 같은 구상을 전달했으며, 스페인을 비롯한 다른 회원국 정상들에게도 ‘블레어 카드’를 강력히 권유했다.

현재 EU는 회원국 정상들이 6개월마다 돌아가며 의장을 맡는 순회의장직 제도로 운영되고 있으나, 다음주 EU 정상회의에서 EU 헌법이 합의될 경우 2009년 상반기까지 상임의장직으로 대통령직이 신설된다.

EU 대통령은 공식적인 권한은 별로 없지만, 국제무대에서 기후변화, 양자관계 등의 이슈들에 관해 EU 27개 회원국을 대표하며 EU에 전략적 리더십을 부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사르코지의 한 측근은 “우리는 정치적으로 강력한 유럽과 신뢰할 수 있는 대통령을 원한다”며 “블레어 총리는 그만한 자격이 있다”고 사르코지의 의중을 대변했다.

그러나 사르코지의 구상이 그대로 실현될 것 같지는 않다. 무엇보다 블레어 총리 자신이 EU 대통령직에 관심이 없다.

영국 총리실은 “블레어가 정치 전면에 복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라크 전쟁에 반대했던 이탈리아와 스페인 같은 일부 회원국들의 반대, 영국을 유로화 단일통화지역인 유로존 회원국으로 가입시키는 데 실패한 것도 EU 대통령 후보의 감점요인이다.

박선영 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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