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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자 신원 밝혀준 '50년 前 수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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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자 신원 밝혀준 '50년 前 수통'

입력
2007.06.15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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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번 0167621’

50년이 넘은 낡은 스테인리스 수통의 표면에 거칠게 새겨 놓은 군번의 주인은 민태식 일병이었다.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은 13일 강원 홍천군 내촌면 광암리 일대에서 유해 발굴 중 전사자의 신원을 추정할 수 있는 군번이 새겨진 수통을 찾아냈다.

유해발굴작업은 2000년부터 계속되고 있지만 지금까지 발굴된 1,797구의 유해 중 신원을 확인한 것은 5%인 53구, 유가족까지 찾은 것은 25구에 불과하다.

수통이 발견된 광암리 일대는 1951년 4월 중공군의 이른바 ‘4월 대공세’ 때 국군 5사단이 맞서 치열한 전투를 벌인 곳이다. 떼지어 밀려오는 중공군에 대항하면서 국군의 희생도 컸다.

병적 조사 결과 경기 시흥 출신인 민 일병은 50년 12월 입대해 국군 5사단 27연대 소속으로 참전했다가 이듬해 4월 전사했다. 감식단은 수통과 같이 발견된 유해가 민 일병일 것으로 보고 유가족과 DNA 검사를 통해 정확한 신원을 밝힐 계획이다. 부모, 형제 등 민 일병의 직계 가족은 모두 숨졌지만 조카 등 유가족은 확인됐다.

유해발굴감식단은 지난해 11월에도 강원 홍천에서 수통에 새겨진 한자 이름을 토대로 장복동 일병의 유해를 발굴해 국립현충원에 안장했다.

김범수 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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