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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선생의 잠 못드는 밤] 그녀의 입냄새 어쩌나… 아참, 섬유질 야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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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선생의 잠 못드는 밤] 그녀의 입냄새 어쩌나… 아참, 섬유질 야참!

입력
2007.06.15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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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 선생님! 안녕하세요, 잘 지내셨죠? 선생님은 어쩜 그렇게….”

인사는 들으면 들을수록 늘 기분 좋은 일. 하지만 매달 한 번씩 대면하는 그녀와의 긴 대화는 나에게 상쾌하지만은 않은 일이다. 그녀의 직업은 잡지사 에디터. 하지만 그녀에게는 지적인 외모와 똑 부러지는 말투의 톡톡 튀는 이미지를 한 순간에 내려놓게 하는 단점이 있었으니, 입을 열면 열수록 심하게 번져 나오는 입냄새가 바로 그것이다.

구취라는 게 양치를 게을리 하거나 입안에 염증이 생길 경우 누구나 한번쯤은 겪는 일이지만 그녀의 입냄새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았다. 게다가 달이 갈수록 더 심해졌다.

그녀와 오랜 시간 함께 있다 보면 즐거워야 하는 대화가 괴로웠다. 또 이 때문에 집중력이 떨어져서 무슨 얘기를 했는지 도통 기억이 나질 않았다. 결과적으로 그녀의 구취가 촬영에 지장이라면 지장을 준 셈이다.

이번 달도 어김없이 찾아온 그녀와의 촬영. 밝은 성격 때문에 늘 편하고 즐거운 촬영이지만 일단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라는 심적 부담감도 크다. 그렇다고 대화 중에 코를 틀어막거나 용기를 내 지적해 주는 것도 쉽지 않다.

초반 시안 작업으로 20분 가량 대화를 나눈 후 촬영에 열중했고 이번 달도 그렇게 넘어가나 보다 했다.

그런데 내 마음을 읽었는지 야참을 먹으면서 같이 작업한 포토그래퍼가 그녀에게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OO씨! 요즘 속이 안 좋은 가봐?” “저요? 왜요?” “아, 아니…먹는 것도 시원치 않고 해서….” 난 속으로 이 때다 싶었지만 그는 이내 소심하게 말꼬리를 흐렸고 그녀의 반응 역시 대수롭지 않았다.

그저 자신이 먹는 모양새가 변변치 않아 걱정하는 것이라고 오해(?)를 하는 것 같았다. 내심 그가 속 시원하게 털어놨으면 싶었지만 역시나 숙녀에게 그 이상의 지적은 무리였나 보다.

만약 그녀의 구강이나 내장 기관에 별 문제가 없다면 구취는 잘못된 식습관에서 온 것일 수 있다. 내가 줄곧 지켜 본 결과 그녀는 야참 때마다 고단백질 음식을 필요 이상으로 섭취하거나 식사 후 바로 유지방이 많은 커피를 마셔 댄다. 이런 종류의 야참은 치아와 혀에 달라붙어 잘 떨어지지 않아 결국 구취의 원인이 된다. 이런 사람일수록 섬유질이 많은 야채나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로 만든 음식을 섭취하면 치아 사이의 프라그와 설태가 쌓이는 것을 줄일 수 있다.

돌아오는 촬영에는 섬유질이 풍부한 과일야채샐러드를 야식으로 준비해야 겠다. 그리고 그녀를 위해서, 또 우리의 편안한 촬영을 위해서 섬유질 야참을 자주 먹도록 넌지시 권해볼 작정이다.

자몽 1/2개, 토마토 1/2개, 치커리 4잎, 오크리프 4잎, 적채 4잎, 샐러리 1대

소스 : 레몬즙 1큰술, 오렌지즙 2큰술, 설탕시럽 1큰술, 플레인 요구르트 2큰술, 소금, 후추 약간씩

1. 토마토는 깨끗이 씻어 씨를 제거한 후 길게 채썰고 잎 야채는 깨끗이 씻어 적당히 뜯어 둔다.

2. 자몽은 껍질을 벗겨 적당한 크기로 뜯어 두고 샐러리는 깨끗이 씻어 섬유질을 제거한 후 적당하게 썬다.

3. 볼에 분량의 소스 재료를 넣어 잘 섞어 둔다.

4. 그릇에 1과 2의 재료를 고루 담고 3의 소스를 곁들여 낸다.

글ㆍ사진 박용일 푸드스타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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