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 철군을 앞둔 이라크 파병 한국군 자이툰 부대에 대해 미국이 계속 주둔을 공식 요청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따라 6월 말 임무종결계획서 작성 등 정부의 철군 준비 작업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김장수 국방부 장관은 14일 임시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맹형규(한나라당) 의원이 “이달 초 싱가포르 아시아안보회의에서 자이툰 부대 철군에 대한 미국의 요구사항은 없었느냐”고 물은 데 대해 “미국 측에서는 계속 주둔하는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국방부 당국자는 “싱가포르에서 열린 한미 국방장관회담에서 자이툰 부대 문제는 한마디 언급도 없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이라크 임무종결계획서 작성과 관련해 ▦이라크 정세 ▦미국의 대 이라크 정책 ▦주요 동맹국 동향 ▦한국 기업의 이라크 진출 전망 등 국익을 기초로 판단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최근 3년간 이뤄진 주둔 연장에는 미국의 의향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장관은 “정부 부처와 (임무종결계획서와 관련해) 내부 의견을 조율 중”이라며 “현재로는 철수다 연장이다 하는 국방부 입장을 밝히는 게 다소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달 말까지 이라크에 3만 명의 추가 병력 파병을 완료해 대대적인 무장세력 소탕작전을 벌이고, 향후 병력을 감축해 장기 주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범수 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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