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6월 12일,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은 독일의 베를린 장벽 앞에서 강한 어조로 말했다. "미스터 고르바초프, 이 벽을 허물어 버리시오." 레이건 자신도 예상 못했지만 베를린 장벽은 그로부터 2년 반 만인 1989년 11월 무너져 내렸다.
미 국민에게 역사적 순간이었던 레이건의 베를린 장벽 연설 20주년을 맞아, 미 시사주간지 US뉴스&월드리포트 최신호는 '역사에 기억될 만한 미 대통령의 명연설' 7가지를 소개했다.
잡지는 대통령들의 명연설이 거의 예외 없이 국가적 위기상황에서 나왔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면서 "국가적 위기에서 국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강하게 불어넣는 지도자의 연설이야말로 명연설로 역사에 기록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음은 레이건을 제외한 7대 명연설 내용이다.
▦조지 W 부시의 9ㆍ11 테러 연설(2001년 9월 14일) 9ㆍ11 테러를 당한 지 사흘 후 부시 대통령은 뉴욕 무역센터 붕괴현장을 방문, 구조대원의 어깨를 감싼 채 확성기를 통해 "이 건물을 무너뜨린 사람들은 조만간 우리 모두의 목소리를 듣게 될 것"이라며 사실상 테러전을 선포했다.
▦제럴드 포드의 닉슨 사임 발표 연설(1974년 8월 9일) 미 국민을 분노케 한 워터게이트 사건을 종료를 알리면서,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기나긴 악몽이 끝났습니다"라는 짤막한 말로 국민적 단합을 호소했다.
▦존 F 케네디의 취임 연설(1961년 1월 20일) "미국인들이여, 여러분의 조국이 당신들에게 무엇을 해 줄 수 있을 것인가를 묻지 말고 여러분들이 조국을 위해 먼저 무엇을 할 것인지 자문해 보라"며 새 세대의 자발적 참여를 강조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첫 번째 취임 연설(1933년 3월 4일) 대공황의 늪에 빠져 있는 미 국민을 향해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유일한 대상은 오로지 두려움 뿐"이라며 용기를 불어넣었다.
▦링컨의 두 번째 취임 연설(1865년 3월 4일) "누구에게도 원한을 갖지 말고, 모든 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신께서 우리에게 보이신 정의로움에 대한 굳은 확신을 갖고 영원한 평화를 이루는데 도움이 될 모든 일을 다하기 위해 매진하자"며 내전으로 양분된 국가의 단합을 호소했다.
▦에이브러햄 링컨의 게티스버그 연설(1863년 11월 19일)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는 이 지상에서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유명한 연설. 남북전쟁의 혼란기에 자유와 평등이란 건국 이념의 가치를 호소한 불후의 명연설이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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