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줄타기대회에 외국관광객들이 그렇게 열광할 줄 몰랐습니다.”
지난달 열린 ‘하이서울 페스티벌2007’ 축제가 끝난 뒤 한 서울시 간부는 놀라운 표정을 지었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일환으로 축제프로그램을 다양화하고 규모를 늘리긴 했지만 이 정도까지 될지는 몰랐다는 것이다.
실제로 하이서울 페스티벌을 전후해서 서울을 방문한 관광객은 대략 40만명. 지난해 축제때 찾은 5만4,000명에 비해 8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이다.
서울시가 2010년까지 외국인 관광객 1,200만명을 유치하려는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시가 올 3월 기본계획을 수립한 후 가장 먼저 손본 것은 비싼 숙박료 등 체재비였다. 현재 서울의 체재비는 세계3위, 아시아에서는 단연 1위에 오를 만큼 비싸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은 지난해 12월 서울관광의 현주소를 진단한 결과 ‘2010년 1,200만명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실현하기 위해 ▦비싼 숙박료 등 낮추기 ▦중저가 숙박시설 늘리기 ▦야간관광 등 관광상품 개발 등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시내 38개 관광호텔 중 특1급 호텔을 중심으로 현재 20개소가 참여한 가운데, 숙박비를 10~30%까지 낮추는 등의 내용을 포함한 ‘관광호텔 부가가치세법’ 시행령을 6월 입법 예고했다.
이와 함께 시는 최근 낙원동 등 일대 30개 모텔을 ‘중저가 관광숙박시설’로 지정, 시범운영 중이다. 2010년까지 시내 3,889개 모텔 중 10%인 300개소에도 이를 적용키로 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운니동 B모텔에서 3일을 묵었다는 미국인 케빈(27ㆍ애리조나주)은 “하루 숙박비가 3만원이란 얘길 듣고는 지저분하거나 불친절하겠거니 했는데, 시설도 괜찮고 친절했다”고 흐뭇해 했다. 체재비를 낮추기 위해선 숙박료 외에 음식, 운송, 쇼핑 등 부문별 비용 낮추기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 4월 말부터 북창동 관광특구 내에 ‘韓푸드 Zone’을 마련, 현재 23개 음식점에서 음식값 할인혜택 등도 주고 있다. 북창동 상가번영회 송남희(65) 회장은 “김포공항이나 관광안내소, 호텔 등에 비치된 안내 책자에 있는 할인쿠폰을 갖고 오는 외국인들이 점점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체재비를 20% 이상 낮출 수 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는 남산과 한강 등을 비롯한 볼거리, 즐길 거리를 늘리기 위해 아이디어를 쥐어짜고 있다. 우선 남산을 4개 권역으로 나눠 ‘빛의 희ㆍ노ㆍ애ㆍ락’이라는 주제로 꾸미는 사업이 진행 중이다.
9월에는 명동역~케이블카 승강장 등 9개 주요 접근로, 남산순환로(소파길, 소월길) 보도 확장 공사가 시작돼 2008년 12월에 완공된다. 또한 노들섬을 문화관광 콤플렉스로, 난지지구를 엔터테인먼트 관광명소로, 뚝섬지구를 수상스포츠 천국으로 꾸미는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도 착착 진행되고 있으며, 서울의 과거ㆍ현재ㆍ미래 등의 주제로 한 30개 테마관광 코스도 새롭게 개발했다.
일본 여성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기 위해 한류드라마 체험관인 ‘포시즌하우스(Four Seasons House)’도 최근 문을 열엇다.
시는 이와 함께 2008 베이징(北京) 올림픽, 2010년 상하이 박람회 등도 최대한 활용할 방침이다. 서울시 관광진흥위원회 최노석(59) 위원장은 “세계의 관광객들이 서울을 거쳐갈 수 있도록 이들을 잘 끌어오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서울의 접근성 제고도 본격 추진되고 있다. 최근 서울 김포공항, 중국 상하이(上海) 훙차오(虹橋) 공항, 도쿄(東京) 하네다(羽田) 공항 등 한중일 3개국의 하늘 길이 열렸으며, 중국을 상대로 ▦공무목적 중국관광객 초청장 발급 지원 ▦중국 수학여행단 비자면제 등 외국인 수학 여행단 유치지원 등도 가시화하고 있다.
이 밖에 국가별(일본2ㆍ중국3) 전담여행사를 지정하는 한편, 올 2월~6월까지 일본, 중국 현지에서 서울관광을 알리는 프로모션 투어도 꾸준히 실시해 오고 있다. 최근 말레이시아 최대 다단계 회사인 ELKEN 그룹의 직원 1,200명의 서울여행을 유치한 것이 첫번째 성과다.
2년 만에 외국인관광객 500만에서 1,000만명을 돌파한 말레이시아 등 세계 주요 도시를 분석한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유지윤(39ㆍ여) 책임연구원은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는 ▦양 위주에서 질 위주로 관광유치 정책전환 ▦더 오래 머물고 더 많이 쓰게 하는 ‘롱 스테이(Long stay)’ 추진 ▦의료서비스와 휴양ㆍ레저ㆍ문화 등을 결합한 싱가포르 등의 ‘의료관광(Medical Tourism)’ 등 7가지 전략을 제시하기도 했다.
글ㆍ사진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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