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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꼬리닭' 긴 세월 넘어 천연기념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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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꼬리닭' 긴 세월 넘어 천연기념물 된다

입력
2007.06.14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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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상 2,000년 가까이 명맥을 유지해 온 긴꼬리닭을 이젠 국가가 나서 보존해야 한다.”

멸종위기에 처한 우리나라 토종 긴꼬리닭을 기르고 있는 이희훈(58)씨는 13일 ‘고양 긴꼬리닭’이 천연기념물로 지정예고 됐다는 소식에 감격에 겨워 이 같이 말했다.

이씨는 1980년 경기 평택에서 꼬리가 55㎝ 정도인 이 닭 1쌍을 발견한 뒤 경기 고양의 사육장으로 옮겨 27년간 품종 개량에 몰두해 왔다. 1쌍에서 출발한 긴꼬리닭은 현재 300마리 정도로 불어났다. 그는 긴꼬리닭의 형질을 개량하기 6,000여 마리는 폐사처분 하기도 했다.

농촌진흥청은 지난해 9월 토종 닭과 유사한 유전자가 검출됐다면서 한국 재래종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정했고 문화재청은 11일 천연기념물로 지정예고 했다.

이 닭의 얼굴은 붉은색, 부리는 갈색이지만 끝 부위에 황색을 띠는 것도 있다. 몸체는 갸름하고 목 깃털이 길고 아름다운 게 특징이다. 적갈색계 수탉의 꼬리는 연간 60~70cm 자라며 매년 가을철에 털갈이를 한다. 2년생은 1m 정도까지 자란 후 다시 털갈이를 한다.

조선시대까지 한반도에 널리 퍼져 있던 긴꼬리닭은 단백질 공급원으로서의 경제적 가치가 떨어져 멸종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고이치현을 중심으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일본 긴꼬리닭은 한반도에서 전해졌다는 설도 있다.

3세기 말 중국 진(晉)나라 사관 진수가 편찬한 삼국지 중 위서 동이전(東夷傳)에는 ‘한(韓)에는 꼬리가 가는 아름다운 닭이 있는데 길이가 5척쯤 된다’는 기록이 있다. 긴꼬리닭을 형상화한 전통 복장도 적지 않다.

축산학을 전공한 이씨는 “토종 닭에 관심이 많아 시작한 이 일 때문에 친구에게 사료를 부탁할 정도로 어려운 시절도 겪었다”며 “우리 고유의 토종닭을 복원하겠다는 일념이 있어 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량 복원을 통해 관상용 닭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며 “고유 품종인 데다 희귀성도 있는 만큼 국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박관규기자 qoo7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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