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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신용조회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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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신용조회의 현실

입력
2007.06.14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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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회사가 대출 심사를 할 때 중요한 판단기준 중 하나가 ‘조회 정보’다.

고객이 대출을 신청하면 금융회사는 개인신용평가회사(CB)를 통해 그 고객의 신용 상태를 조회하는데, 어떤 금융회사가 얼마나 많이 해당 고객의 신용상태를 조회했는지 볼 수 있는게 바로 조회 정보다.

문제는 대부업체의 조회 정보다. 은행들은 통상 대부업체의 조회 기록이 한번이라도 있는 고객에 대해서는 대출을 해주지 않는다. 대부업체의 조회 기록 하나가 평생 쫓아다니는 ‘주홍글씨’가 되는 셈이다.

권오규 경제부총리가 나름의 대책을 제시했다. 권 부총리는 12일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개인에 대한 단순한 신용정보 조회와 대출을 위한 신용정보 조회를 구분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대부업체의 단순 신용조회일 경우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정말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말이다. 현행법상 대출을 신청하지도 않은 고객의 신용정보를 금융회사가 임의로 조회하는 것은 불법이다. 대출과 무관한 단순한 신용정보 조회란 사실상 없다는 얘기다. 혹시 호기심에, 또는 실수로 조회를 해본 것을 뜻한다 해도 이를 어떻게 대출 관련 신용조회와 구분할 것인지 궁금하다.

더구나 자사 고객이 불이익을 받기를 원하는 대부업체는 없다. 이미 상당수 대부업체는 고객 조회 정보를 남기지 않기 위해 고객이 직접 자신의 신용보고서를 열람해 제출토록 하는 등 각종 편법을 동원하고 있는 실정이다.

만일 단순 신용조회와 대출 관련 신용조회를 구분하라고 한다면 대부업체들은 열이면 열 모두 단순 신용조회로 구분할 것이 자명하다. 조회 정보에 기대어 안일하게 대출 영업을 하는 금융회사의 대출 심사 시스템을 개선할 생각은 않고, 이처럼 비현실적인 대책에 기대는 이유를 모르겠다.

이영태 경제부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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