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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적 학문용어 사전 편찬 활발 "우리말로 학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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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적 학문용어 사전 편찬 활발 "우리말로 학문하자"

입력
2007.06.14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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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이론 일색의 학풍을 비판하며 우리 현실에 적합한 이론 변용이나 창조에 힘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런 문제 의식에 맞춰 주요 개념 및 용어부터 주체적 관점에서 정의하자는 사전(事典) 편찬 작업이 학계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우리말 철학사전우리사상연구소 9년만에 5권 완간

우리사상연구소(소장 이기상 한국외대 교수)는 최근 <우리말 철학사전> (전 5권)을 완간했다. ‘이 땅에서 우리말로 철학하기’를 목표로 기획에 착수한 지 9년 만이다.

2002년부터 6년에 걸쳐 나온 이 사전은 인간, 이성, 세계, 윤리, 감각, 성 등 선별된 철학 개념 60개를 각각 원고지 120~150매 분량으로 해설했다. 박순영(연세대) 신승환(가톨릭대) 백종현(서울대) 박이문(연세대) 김상봉(전남대) 홍윤기(동국대) 등 국내 중진 철학자들이 대거 필진으로 참여했다.

이 소장은 “서양 이론을 한글 번역하는 수준을 넘어 한국적 관점에서 개념을 고르고 해설한 첫 철학사전”으로 편찬 의미를 설명했다. 철학 역시 특정한 삶의 세계에 기반한 학문이라고 규정한 그는 “영국 실증주의, 프랑스 합리주의, 독일 관념론 모두 근대에 와서 라틴어 대신 민족어로 사유하며 일궈낸 성과”라며 철학에 있어 언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소장은 “국내 학계의 역량 부족으로 이번 사전은 개념 선택, 해설 방향 등에서 서구 편향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 중심의 학문 풍토에 대항해 유럽을 비롯한 문화권마다 방대한 철학사전 편찬이 한창”이라며 국내 최대 철학 단체인 한국철학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역사용어사전서울대 역사연구소 집필 들어가

서울대 역사연구소는 작년 6월부터 역사용어사전 편찬팀(책임자 최갑수 교수)을 꾸리고 있다. 용어사전을 만들어 국사, 동양사, 서양사의 3개 분과로 나뉘어 발전해온 국내 역사학계의 소통을 돕고, 유럽 및 중국에 편향된 역사 서술을 극복할 계기를 마련한다는 취지다. 이번 사업은 학술진흥재단의 기초연구과제로 선정돼 3년 간 9억원을 지원받는다.

사전에 실릴 표제어는 추상성의 수준에 따라 대ㆍ중ㆍ소로 나눴다. 분과 및 시대별로 안배된 역사학자 12명이 모여 가장 포괄적 개념인 대(大)표제어를 45개, 중, 소 표제어를 317개, 1,294개씩 선정했다.

항목 수가 많은 만큼 역사학계의 원로, 중진부터 소장학자까지를 망라한 필진이 구성될 예정이다. 최 교수는 “용어의 연원과 개념 변천 과정과 함께 그것이 한국 사회와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를 서술하도록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사전 제작 경험자들을 초빙해 편찬 방법, 과정 등의 기술적 문제를 검토해온 편찬팀은 이달부터 본격적인 집필 작업에 들어간다.

특히 대표제어의 경우 집필자와 다른 분과 2명의 집담회를 통해 서술 방향을 모색할 계획이다. 15일이 첫 순서로 ‘중화질서’ 집필을 맡은 이성규(서울대ㆍ중국고대사) 교수가 송기호(서울대ㆍ발해사) 김경현(고려대ㆍ로마사) 교수와 의견을 교환한다.

이훈성 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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