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책임진다.’
전주 KCC 허재(42) 감독이 이상민(35ㆍ서울 삼성) 이적 문제의 정면돌파에 나섰다. 12일 서울 서초동 KCC 본사에서 열린 자유계약선수(FA) 서장훈(33ㆍ전 서울 삼성)과 임재현(30ㆍ전 서울 SK)의 입단식에 참석한 허 감독은 “이상민이 삼성으로 가게 돼 가슴 아프다”면서도 “모든 문제는 감독인 내가 책임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허 감독이 공식석상에서 이상민 이적에 대해 언급한 것은 처음이었다.
허 감독은 “팀 사정상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이상민이 보호선수명단에서 빠져 삼성으로 이적한 것에 대해) 미안하게 생각한다. 서장훈과 임재현도 이상민에 미안한 감정을 갖고 있는데 프로인 만큼 이제 그 문제는 가슴에 묻고 농구에만 전념하기 바란다. 모든 것은 감독이 책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민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KCC의 간판이었다. 연세대 4학년이던 95년 KCC 전신 실업팀 현대 입단을 확정한 이상민은 프로 출범(97년) 이후로도 줄곧 KCC 유니폼만 입었다. 이상민이 없었다면 KCC의 프로농구(KBL) 통산 세 차례 우승도 불가능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 팀이 사상 처음으로 꼴찌로 추락하자 구단 안팎에서 세대 교체론이 고개를 들었다. 이때부터 이상민의 입지도 좁아졌던 게 사실이었다. 허 감독이 “팀 사정상 밝히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한 것도 10년 동안 계속됐던 이상민 중심의 팀 컬러를 바꾸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허 감독은 “센터 서장훈과 가드 임재현의 영입으로 가운데(포스트)와 외곽이 많이 좋아졌다. 공격적인 농구로 팀 컬러를 바꿔서 재미 있는 농구를 하겠다”며 팀 운영 구상을 밝혔다.
한편 지난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은 서장훈은 지난달 27일 KCC와 계약기간 4년 연봉 4억원, 임재현은 계약기간 5년, 연봉 2억8,100만원에 KCC와 계약했다. KCC는 당초 서장훈 임재현의 입단식을 지난 1일 열 계획이었으나 이상민 팬들의 반발 때문에 이날로 연기했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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