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는 적정가치보다 65%나 과대평가됐다." "홍콩달러에 대한 국제환투기 세력의 공격 여건이 무르익었다."
미국 경제전문통신사인 블룸버그가 11일(현지시간) 중국경제 관련 경고성 기사를 잇따라 게재했다.
블룸버그는 먼저 '중국기업 주식의 가치는 도대체 얼마일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의 상하이선전종합(CSI)300 지수는 현재지수에서 54%가 하락해야 홍콩의 항셍차이나엔터프라이즈 지수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며 현재 중국 증시의 과열상황을 직설적으로 꼬집었다.
예를 들어 중국증시에 상장된 우펑식품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46배를 기록중이다. 이는 홍콩증시에서 거래되는 경쟁업체 위런식품의 PER 26배보다 5배가 넘고, 싱가포르 증시의 유사업체인 피플푸드홀딩스(11.4배)의 10배가 넘는 수준이다.
미국계 헤지펀드의 한 메니저는 "이 세 개의 식품기업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대동소이하지만, PER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이를 근거로 중국 CSI300 지수는 홍콩증시와 비교하면 54%, 싱가포르 증시와 비교하면 65%의 거품이 형성돼 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아직도 엄격하게 존재하는 중국 증시에 대한 해외자본의 투자 제한과 중국 자본의 해외투자 제한이 중국증시의 거품을 키우는 원인"이라며 중국 자본시장의 개방을 간접적으로 촉구했다.
블룸버그의 두 번째 경고는 아시아 금융의 중심지로 성장하면서도 여전히 고정환율제(페그제)를 고수중인 홍콩 달러를 조준했다. 홍콩의 환율은 1983년부터 미국 달러에 고정돼 있다.
칼럼니스트인 윌리엄 페섹은 홍콩의 전 재무장관 안토니 렁의 말을 빌려 "조지 소로스를 비롯한 대형 헤지펀드들이 실제보다 저평가된 아시아 화폐에 대한 공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페그제 폐지를 심각하게 검토했으나, 결국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홍콩은 더 이상 고정환율제를 고수할 수 없는 한계상황에 몰려 있다. 홍콩 달러는 본국인 중국 위안화 절상에도 불구하고 약세가 이어지는 미국 달러에 고정돼 실질가치와의 격차가 점차 커지면서 홍콩 정부의 재정적자 확대의 주범이 되고있다.
이 같은 한계상황을 견디지 못한 홍콩 정부가 페그제를 포기하는 순간 홍콩 달러는 국제투기꾼의 사냥감이 될 확률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야 말로 홍콩정부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몰려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페섹은 "중국 반환 10주년을 맞은 홍콩은 싱가포르, 상하이 등의 거센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홍콩이 고용창출을 위한 혁신과 기타 지역의 거센 도전을 뿌리치기 위해서는 환율 제도를 포함한 관련 제도들을 새롭게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의 연쇄적인 '중국 경제 때리기'는 분명 타당한 분석이긴 하지만, 미국 재무부의 환율조작국 발표를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서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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