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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따라잡기] '세계경제 안정'에 위기 몰린 IM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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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따라잡기] '세계경제 안정'에 위기 몰린 IMF

입력
2007.06.13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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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 말 울포위츠 세계은행 총재가 사임할 것이라고 한다. 발단은 개인 스캔들이지만 이를 계기로 '세계은행의 구조적 문제'가 거론되고 '세계은행이 이제 수명을 다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세계은행의 주된 업무가 개도국이나 체제전환국에게 경제개발용 중장기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고, 이들 국가들이 최근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것을 볼 때 이런 주장은 조금 과한 면이 있어 보인다.

정작 수명을 다한 듯한 기구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아닌가 싶다. 세계 각국 정부의 국제수지 적자에 대해 잔소리를 하는 IMF가 정작 자신은 지난해 무려 15억 달러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다.

현재 IMF는 실질급여 동결을 포함한 강력한 긴축예산을 편성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는데, 이렇게 허리띠만 졸라 가지고 해결될 일은 아닌 듯싶다.

IMF는 세계경제의 안정을 위해 외화유동성 위기에 빠진 국가에게 자금을 지원하고 그에 따른 이자와 수수료를 받아 운영한다. 그런데 2003년 말 500억 달러에 달하던 IMF의 총대출금이 2006년 말에는 130억 달러 이하로 줄었다고 하니 적자가 날 만도 하다.

이렇게 대출금이 줄게 된 것은 장기간 세계경제에 위기가 발생하지 않아 돈 꿔줄 일이 없어진 데다, 전에 자금을 꾸었던 나라들도 이를 조기에 상환한 것이 주된 이유라고 한다.

IMF는 위기에 빠진 국가에 자금을 지원해주는 대가로 외환규제 철폐, 자본시장 자유화, 민영화, 정부규제 축소 등을 일방적으로 강요한다.

선진국들도 수 십 년에 걸쳐 어렵사리 정착시킨 제도들을 위기에 빠진 개도국들에게, 그것도 단시간에 적용하려 하니 고통이 뒤따르지 않을 수 없고 심지어는 성장잠재력이 훼손된다는 반발도 만만치 않다.

이 때문에 일단 위기를 벗어난 국가들은 가능한 한 빨리 IMF의 자금을 상환하려 하고, 또 위기에 처한 국가들도 가급적 IMF의 자금지원 없이 위기를 극복하려 하는 것이다.

IMF가 이처럼 세계 각국에서 환영 받지 못하는 가운데 수지타산까지 못 맞춘다면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질 수밖에 없겠지만, 현재로서는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IMF가 보유하고 있는 약 3,200톤, 시가로 700억 달러에 이르는 금으로 당분간은 연명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지난 10년간 위기가 없었다고 해서 앞으로도 없으리란 법은 없다.

오히려 위기감은 더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부디 IMF가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나서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그 때문에 IMF가 없어진다고 하더라도.

안희욱 한국은행 조사국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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