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양주 한 마을에 암환자가 잇달아 발생해 이 마을을 지나는 고압선 영향 논란이 일고 있다. 주민들은 10년 새 마을사람 가운데 5%가 각종 암에 걸린 게 고압선에서 나오는 전자파 때문이라고 주장하지만, 한전 측은 인과관계가 전혀 입증되지 않은 사안이라며 일축하고 있다.
12일 양주시의회 장재훈 의원에 따르면 장흥면 삼하리 120여 가구 주민들을 대상으로 암 발병 현황을 조사한 결과, 1996년 이후 29명이 위암 피부암 폐암 전립선암 안구암 등 각종 암에 걸렸으며 이 중 17명이 사망했다.
장 의원은 “특히 34만5,000V의 고압 송전선이 10∼20m 이내 가까운 거리로 지나는 삼하리 14번지(상촌)의 경우 6가구 모두에 암환자가 있어 고압 송전선에서 발생한 전자파가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또 “주민 670명 가운데 암환자가 29명이나 되는 것은 인구 120명 가운데 1명 꼴인 국내 평균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라며 “1992년 마을에 변전소와 고압 송전선로가 들어선 뒤 암환자가 다수 발생한 점으로 미뤄 전자파와 암 발생 사이에 연관이 있는 것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양주시보건소는 현재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전자파와 암 발생 사이에 연관관계가 의심될 경우 연말께 외부용역을 의뢰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한전 송전선건설기술팀 관계자는 “고압 송전선 전자파와 암 발생과의 인과관계를 10여년간 연구한 세계보건기구(WHO)가 최근 둘 사이에는 의심할 만한 인과관계가 없다는 보고서를 냈다”면서 “한전에는 변전소에 근무하거나 사택에 거주하는 직원이 있지만 암 발생이 비정상적으로 많이 발생한 사례가 없는 것으로 미뤄 우연의 일치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삼하리에 위치한 양주변전소는 34만4,000V급 송전선으로 서인천 화력발전소에서 전력을 끌어와 92년부터 고양 파주 양주 등 경기 서북부 지역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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