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고성군은 지난해 국내 최초로 공룡세계엑스포를 개최해 국내외에 ‘공룡나라 고성’을 각인 시키는데 성공했다.
엑스포기간 고성을 찾은 관광객은 무려 154만여명. 이에 따라 관광수입, 고용 등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물론 관광자원 확보, 도시 브랜드 제고 등을 감안하면 금전적으로 환산하기 어려울 정도의 성과를 거두었다.
여기에는 대도시 동(洞) 단위에도 못 미치는 인구(6만명)에다 창원ㆍ마산ㆍ진주ㆍ사천ㆍ통영ㆍ거제시 등 6개 시에 둘러싸여 있는 불리한 지정학적 요인 등으로 ‘한 번 해보자’는 이학렬 군수와 공무원들의 열정이 큰 힘이 됐다.
고성군은 공룡엑스포 성공을 계기로 근래 들어 최대 활황을 맞은 조선산업 유치를 통한 시(市)로의 도약이라는 새로운 ‘공룡카드’를 빼 들었다.
올해 군정목표도 ‘군민의 힘 모아 조선산업 특구를 성공시키는 해’로 못박았다.
군은 지난해 10월4일 총 6,038억원의 민간자본을 유치, 동해면 내산리와 양촌ㆍ용정ㆍ장좌리 일대 131만평을 조선산업특구 예정지로 공고했다.
공고를 낸 지 8일만에 삼강특수공업㈜, 삼호컨소시엄㈜, ㈜혁신기업 등 3곳을 사업자로 선정하며 속도를 냈다.
이미 편입용지 90% 이상을 매입하거나 지주들로부터 동의를 받아 중앙정부와의 ‘담판’에 막바지 힘을 쏟고 있다.
공룡엑스포 추진 당시 일부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던 것과는 달리 전체 군민들이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서 군의 추진의지에 힘을 보태주고 있다.
기관ㆍ단체 대표들도 ‘조선산업 특구 추진협의회’를 결성, 군민들이 서명한 건의서를 정부 각 부처에 전달했다.
기독교와 불교 등 종교계에서는 조선산업 특구 유치기원 기도회 및 법회를 개최하고 고성군의회 역시 특구 지정 건의문을 채택해 정부에 전달하고 특구추진특별위원회까지 구성하는 등 전방위적인 유치활동에 나섰다.
특히 군의회는 4월 임시회 때는 하루가 멀다 하고 서울 출장 길에 나서는 이 군수와 공무원들의 건강을 염려하는 뜻에서 종합비타민 영양제를 선물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군은 군민들의 전폭적인 지원에 화답하듯 특구팀을 신설, 2명의 직원이 해양수산부 등 13개 정부부처 49개 부서를 찾아 다니며 조선특구 지정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하고 있다.
이 군수 역시 ‘주식회사 고성군 CEO’로 영업일선에 뛰어든 세일즈맨이 돼 혼신의 노력을 쏟고 있다.
이 달 말께 특구 지정 최종 결정을 앞둔 고성군 전역에는 특구 유치를 염원하는 100여장의 플래카드와 배너광고가 내걸려 결연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최근 6년 만에 인구가 증가세로 반전한 고성군은 조선산업특구와 연계해 2011년까지 고성읍에 10만평 규모의 친환경 무재해 개념의 행정복합형 첨단 신도시 건설을 통해 2015년 인구 10만명의 ‘신(新) 고성 건설’을 추진중이다.
세계 3대 공룡발자국 화석을 보유한 고성군은 공무원과 군민들의 열정을 업고 군의 통합브랜드인 ‘공룡나라’로의 재탄생을 기약하고 있다.
● 이학렬 고성군수 "친환경·고부가 造船사업 중점 추진"
"이제 자치단체도 경쟁력이 없으면 뒤쳐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학렬(55ㆍ사진) 경남 고성군수는 "공룡엑스포는 인구 6만명 선이 무너지고 초ㆍ중학교마저 하나 둘씩 폐교되는 현실에서 '부자 고성'을 만들기 위한 선택이었다"면서 "공무원과 군민들의 열정이 없었다면 도저히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군수는 "지자체마다 기업유치에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지리적 특성과 시기, 행정과 주민들의 협조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면서 "고성 조선산업특구는 기업과 행정ㆍ주민이 혼연일체가 돼 상생하는 가장 모범적인 모델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특히 그는 "조선산업특구는 기존 공단의 개념을 뛰어 넘어 해양공원에 버금가는 친환경 단지로 조성하고 요트, 크루즈 등 시대흐름에 걸맞은 고부가가치 업종을 유치해 공룡급 도시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군수는 "공룡엑스포 역시 2009년에는 차별화, 차등화, 지속적인 변화라는 관광상품의 3대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주제관과 특별행사장을 연결하는 길이 60m의 '공룡터널'을 뚫고 컨텐츠 개발 등 한층 알찬 모습을 선보일 것을 약속한다"며 변함없는 성원을 당부했다.
해군사관학교(29기)와 서울대 공대를 졸업한 이 군수는 미국 텍사스주립대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은 해사 교수 출신으로 재선이다.
고성=이동렬기자 d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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