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협회가 롯데제이티비 출범 저지를 위해 길거리로 나섰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는 12일 오전 11시 소공동 롯데호텔 앞에서 여행업계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롯데제이티비 출범 유보를 위한 집회'를 개최했다. 시위대는 롯데호텔 앞 집회 후 시청 앞과 무교동을 지나 관광공사까지 가두행진을 펼쳤다.
이날 집회는 지난달 롯데그룹의 자회사인 롯데닷컴이 일본 최대 여행업체인 JTB와 50대50 합작법인 '롯데제이티비'를 설립하겠다고 발표한 후 세번째 이뤄지는 단체행동이다. 관광협회중앙회는 그간 롯데그룹이 관광산업에 기여한 바가 크지만 본격적인 여행업 진출은 중소업체에게 큰 타격이 될 것이므로 자제해줄 것을 요청해왔다.
신중목 관광협회중앙회 회장은 "롯데측이 여행업계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문제의 심각성을 절실히 느끼기 바라며 롯데제이티비의 설립 유보를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롯데측은 기존시장을 잠식하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별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닷컴 측은 "롯데제이티비는 여행시장 전체의 파이를 키우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기존 국내방문 외국인이 보통 일본인에 치중되어 있었으나 향후 세계 여행업계 4위의 JTB 네트워크를 활용해 미주, 중국, 유럽의 고객들을 유치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내 여행업계 현실을 고려할 때, JTB를 통해 외국고객이 들어온다 해도 국내 업체와 협력해야만 하는 상황"이라며 "당연히 국내 여행업계과의 협력관계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여행업계의 반응은 엇갈린다. 한 업계 종사자는 "대기업이 본격적인 여행업에 나서면 중소업체들이 타격을 받을 것은 불보듯 뻔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다른 중견여행업체 대표는 "일본 JTB는 규모 뿐 아니라 여행 노하우나 관리에서도 세계적인 기업"이라며 "여행단가를 왜곡하는 패키지 중심의 국내 여행업계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주장했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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