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사 전환 관련기업의 주가가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국내증시가 단기급등에 따른 부담으로 숨 고르기에 들어가면서, 자산가치가 우량한 지주사들이 조정장의 투자대안으로 주목 받고 있는 것이다.
지주사 체제 전환을 서두르고 있는 CJ는 11일 종가 기준으로 11만8,500원에 거래되면서 이 달 들어서만 20% 가까운 주가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CJ는 12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지주사 전환을 안건으로 상정하고, 14일부터는 주요 주주들을 상대로 직접 설명회도 열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증권은 이와 관련, 최근 보고서에서 “지주회사 전환 추진으로 CJ투자증권 삼성생명 등 보유주식과 유휴 부동산 등 사업 및 자산에 대한 구조조정이 빨라지고, 고질적인 지배구조 문제로 인한 주주가치 하락 요인 또한 빠르게 해소될 것”이라며 CJ의 목표주가를 기존 13만5,000원에서 15만5,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현대모비스도 현대차그룹의 지주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한 증권사의 전망에 11일 전날보다 4.59% 급등했다.
메리츠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현대차그룹이 지주사로 전환한다면 현금창출 능력이 상대적으로 뛰어난 현대모비스가 지주사가 될 수 있는 유일한 회사”라며 “지주사 전환 가능성이 부각되면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밖에도 한화, 두산, STX, 대한전선 등도 지주사 전환 기대감으로 올해 들어 양호한 주가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주회사 테마가 이처럼 인기를 끄는 것은 최근 수년 사이 국내증시에서 장기투자 문화가 뿌리내린 점과도 관련이 깊다.
지주회사는 자회사들의 지분법 평가이익이 실적에 반영되는 까닭에 일반적으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추고 있다. 한양증권 김연우 연구원은 “지주사 주식 보유는 그룹 오너와 이해관계를 공유한다는 점에서, 기업의 비전과 성장 가능성을 중시하는 장기 투자자에게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주사 전환이 무조건 주가에 호재인 것만은 아니다. 기업분할을 통해 지주회사로 전환한 네오위즈는 지난달 31일 거래가 재개된 직후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불과 8거래일 만에 주가가 32.55%나 떨어졌다.
주력사업인 인터넷 게임 부문을 이 달 중 신규상장 예정인 네오위즈게임즈에 떼어 줘 영업활동에 따른 매출이 급감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또 분기당 15억원 가량의 손실을 기록 중인 네오위즈재팬 등 부실 자회사의 리스크는 고스란히 떠안은 점도 주가에 부담이 되고 있다.
전성철 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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