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설비투자의 정보기술(IT) 편중도가 매우 심각해 경기 부침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는 불균형적 구조를 갖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0일 ‘설비투자 행태의 한일간 비교와 정책적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설비투자는 IT산업이 60∼80%를 차지할 정도로 편중도가 심각하다”며 “이에 따라 IT경기의 부침에 과도하게 민감한 불균형 구조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설비투자가 IT에 편중된 것은 전통 주력산업인 철강, 화학, 자동차 등 자본 집약적인 장치산업이 성숙단계에 접어든 데다 새로운 설비투자 수요를 창출시키는 연구개발 투자가 상대적으로 미진하기 때문이다.
반면 일본 제조업체들의 설비투자는 2005년 현재 IT 20%, 자동차 40%, 화학ㆍ기계 각 20% 안팎으로 주요 산업별로 고른 비중을 보이고 있다. 일본은 자동차 업체들의 신형차 생산체제 구축, 석유화학 업체들의 고부가가치 기능성 수지 분야 설비능력 확대에 힘입어 IT경기와 상관없이 설비 투자가 기복없는 증가세를 기록 중이라는 게 연구원의 설명이다.
우리나라의 설비투자 규모는 외환위기 이전 국내총생산(GDP)의 14% 수준이었으나 최근 9% 수준으로 떨어진 반면, 일본은 9∼11%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돼 2005년에는 한일간 설비투자 비중이 역전됐다.
연구원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출자총액제한제 폐지, 수도권 규제 완화, 연구개발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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