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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오른 하루… "임금보다 고용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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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오른 하루… "임금보다 고용안정"

입력
2007.06.11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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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조선 등 중후장대(重厚長大) 산업을 중심으로 노사간 임ㆍ단협을 위한 ‘하투’(夏鬪)’가 본격 시작됐다. 예년보다 일찍 시작된 무더위 만큼 주요 기업의 올해 하투는 단체협상 내용과 교섭 구조 모두 이전보다 훨씬 복잡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내수부진과 대통령 선거의 해에 따른 각종 부담에다 원고(高)에 따른 수출경쟁력 약화 등 내우외환으로 비상이 걸린 기업들에게 이번 하투는 적지않은 부담이라며 잔뜩 긴장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기업 노사 양측이 하투를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이미 탐색전에 돌입했는데, 임금 인상에 주력했던 예년과 달리 ‘일자리 보장’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매년 하투의 중심인 국내 4개 완성차 업계 노조는 ‘고용 문제’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 놨다. 업체들은 모두 생산의 최적화를 위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추구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노조는 일자리의 해외 이전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며 맞서고 있어 불꽃튀는 공방전이 불가피해졌다.

현대ㆍ기아자동차 노조는 “국내 공장간 또는 해외 공장으로의 물량 이전이 고용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다”며 올 임ㆍ단협에서 이 문제를 적극 제기한다는 입장이다. GM대우 노조도 ‘신차종을 개발할 경우 국내 공장에 배치하라’는 요구를 내놓을 계획이다. 지난해 정리해고 문제로 홍역을 치른 쌍용자동차 노조 역시 평택공장 증설 등 고용 확대 방안에 대한 사측의 의지를 확인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사상 최고의 호황을 누리고 있는 조선업계는 정년 연장과 비정규직 처우 개선이 쟁점이다. 한진중공업 노조는 만 57세 정년을 만 60세로 연장하는 방안을 마련했고, STX조선은 만 59세로의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협력업체에 성과급, 휴가일수, 휴가비, 명절선물을 동일하게 지급할 것을 사측에 요구한 상태다. 현대삼호중공업도 성과급 동일 지급, 휴가 동일 적용을 촉구할 계획이다.

다음달 임금협상에 들어가는 SK㈜ 노조는 회사의 ‘지주회사’ 전환 방침과 관련, ▦고용보장 ▦노조와 지주회사의 단체교섭권 보장 ▦자회사로 신설되는 SK에너지의 부채비율 하향조정 ▦자사주 배분 외 추가보상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처음 추진되는 산업별 교섭도 태풍의 눈으로 부상하고 있다. 금속노조는 4개 완성차 업체 대표와의 산별교섭을 추진하고 있으나, 소득이 없는 상태다. 완성차 업체는 개별 회사간 근로조건이 차이가 나는데다가, 금속노조에 이어 기업노조와도 또다시 협상을 벌여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불참의사를 밝히고 있다. 따라서 산별교섭에 대한 노사 이견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노사간 정면 충돌로도 이어질 수 있다.

반면 실적이 좋지 못한 삼성전자와 LG전자, 하이닉스 등 전자업계는 사실상 동결 수준의 임금 인상안에 합의가 이뤄진 상태다. 또 최근 몇 년간 조종사 노조 문제로 시끄러웠던 항공업계는 일찌감치 사측에 임금교섭 전권을 일임하는 등 조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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