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시중 유동성 증가에 대한 강한 우려와 함께 경기 상승 기조에 대한 확신을 드러냈다. 예상대로 이 달 콜금리는 동결됐지만, 하반기 인상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8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콜금리 동결 결정을 내린 후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금통위가 관심을 갖고 있는 과제 중 하나가 높은 유동성 증가율의 지속 현상"이라며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중장기적으로는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또 "단기적으로는 자산 가격의 과도한 상승을 유발하지 않는지에 대해서도 유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의 이 같은 언급은 시중 유동성 증가세가 지속될 경우 콜금리 목표치를 높여 유동성 환수에 나설 수 있다는 의지를 시장에 전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총재는 현재의 경기 상황에 대해 "경기 상승 기조가 뚜렷해지고 있다"며 "특히 2분기 움직임은 (한은의 전망보다) 조금 더 괜찮은 쪽으로 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 경기가 완만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지난달의 경기 진단보다 표현이 한층 강화한 것이다. 다만 이 총재는 "지금대로라면 연간 전체 성장률 전망(연 4.4%)은 애초 한은의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해 성장률 전망을 상향 조정할 계획은 없음을 내비쳤다.
이 총재는 최근 국내 증시의 가파른 상승에 대해 "어떤 경제 변수든 상승 속도가 너무 빠르면 반작용이 있는 만큼 불안 요인이 형성되지 않는지 관심을 갖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금통위가 콜금리를 연 4.50%인 현 수준을 유지하기로 결정함으로써, 콜금리는 지난해 8월 0.25% 포인트 인상된 이후 10개월 연속 동결됐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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