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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찔린 美 '푸틴 꿍꿍이' 파악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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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찔린 美 '푸틴 꿍꿍이' 파악 고심

입력
2007.06.09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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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 8개국(G8) 정상회의에 참석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시스템 유럽배치 계획과 관련, ‘아제르바이잔 공동 레이더기지 설치’를 역제의한데 대해 미국이 과연 이를 수용할 수 있을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일단 ‘러시아의 제안은 흥미롭다’는 반응을 보였고 이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실무그룹 회의를 갖자는데 동의했으나 수용 여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이 같은 태도에는 푸틴 대통령의 역제의에 담겨 있는 러시아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다.

스티븐 해들리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푸틴 대통령의 제안은 미러 사이의 긴장을 조금이나마 완화하려는 시도로 유용했다”면서도 “이 문제가 어떻게 진전될 지 말하기는 너무 이르다”고 해 러시아의 의도에 적잖은 의구심을 갖고 있음을 시사했다.

해들리 보좌관은 특히 푸틴 대통령이 체코에 MD 레이더 기지를 건설하려던 미국의 계획에 맞서 아제르바이잔 ‘가발라’에 공동 레이더기지를 설치하자고 제안했으나 폴란드에 요격 미사일을 배치하는 구상에 대해선 여전히 반대하고 있다는데 주목하고 있다.

미국 정부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요격 미사일 배치를 ‘시기상조’로 보기 때문에 먼저 공동 레이더기지를 설치해 놓고 나서 시간을 갖고 생각해 보자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미국쪽에서 보면 레이더기지와 요격 미사일 배치가 일체를 이뤄야 하는 동유럽 MD 시스템 구축을 사실상 ‘절름발이’로 만들려는 시도로 여겨질 수도 있다.

미 국방부에서는 “MD 시스템을 위해선 X밴드라는 강력한 레이더가 필요한데 가발라 기지 레이더는 초기경보체계에 불과하다”며 현실적 제약을 강조하는 회의적 시각도 표출되고 있다. 첨단 레이더기술 노출에 대한 우려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 정부 관계자들은 러시아와의 협상 여지를 배제하지 않으면서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으나 미국내 일부 전문가들은 보다 직설적으로 러시아의 ‘MD 시스템 무력화’의도를 지적하고 있다.

헤리티지 재단의 예브게니 폴크 러시아 연구팀장은 “푸틴 대통령 제안은 미국의 MD 시스템 동유럽 배치를 중단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미국이 그 제안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러시아의 전문가들은 그러나 “가발라 기지는 체코 기지를 대체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라면서 “레이더 기지를 유럽에서 아시아로 옮기는데 미국이 동의하지 않는다면 미사일로 러시아를 겨냥하겠다는 미국의 저의가 드러나는 것”이라는 전혀 상반된 시각을 보이고 있다.

G8 정상들은 8일폐막 공동성명에서 아프리카에서의 에이즈, 말라리아, 결핵 등 질병을 퇴치하기위해 600억달러를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하이데마리 비초렉-초일 독일 개발원조장관은“아프리카 질병 퇴치를 위한 지원금 중 절반인 300억달러는 이미 지난달 미국이 부담하겠다고 약속했으며 독일은 2015년까지 40억유로를 제공할것”이라고 밝혔다. G8 정상들은 또 이날 북한에 대해 핵을 탑재할 수 있는 미사일 발사실험을 중단하고 모든 핵 프로그램을 포기할 것을 촉구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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