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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격을 높이자-이미지 UP! 코리아] <1>국가 이미지, 이대로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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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격을 높이자-이미지 UP! 코리아] <1>국가 이미지, 이대로 좋은가

입력
2007.06.09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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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국가의 대외 이미지는 그 나라에 대한 호감도와 신뢰도로서 21세기 국제사회에서 군사력 등 전통적 국력보다 더 중시되는 소프트파워의 결정적 요소이자 국가경쟁력의 또 다른 기준입니다.

우리나라는 대외적으로 어떻게 비춰지고 있으며 어떻게 하면 국가 이미지를 더 높일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본보는 창간 53주년을 기해 외교부 국제교류재단, 삼성경제연구소와 공동으로 ‘이미지 업 코리아/國格을 높이자’ 캠페인을 전개합니다.(편집자 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UNC) 문과대의 남윤동(43) 교수는 최근 여름학기 수강생 20여명에게 “한국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무엇이냐”고 묻고는 깜짝 놀랐다. ‘김정일’이라는 답이 가장 많았고 ‘살벌한 군인’, ‘경찰’, ‘비무장지대(DMZ)’ 등 부정적 답변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유일한 긍정적 답변은 ‘가족애’였으나 이 역시 한국의 역동성과는 거리가 먼 것이었다.

미국 학생들의 부정적 인식은 인상 비평에 불과한 것이지만, 관련 기관의 분석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코트라가 2005년 세계 주요국 소비자 5,28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한국이 분단국임을 아는 비율은 86.7%나 됐으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일원임을 아는 사람은 36.1%에 그쳤다. 특히 한국 제품 구입자 중 ‘Made in Korea’를 신뢰해 구입한 경우는 20%에 그쳤다.

브랜드 조사기관인 안홀트 지엠아이(Anholt-GMI)가 지난해 발표한 한국의 브랜드 파워는 조사대상 35개국 중 25위로 러시아 헝가리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에도 뒤졌다. 이에 따르면 한국의 브랜드 가치는 실제 GDP의 30% 수준이었다.

국가 이미지의 저평가는 우리 국민이 제대로 대접 받지 못하고 우리 제품이 제값을 받지 못함을 의미한다. 코트라와 산업정책연구원의 ‘2007 국가브랜드 맵’ 조사에서 동일한 품질이라도 한국산은 100, 미국ㆍ일본산은 149, 독일산은 155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이유로 우리 기업들은 해외에서 ‘코리아’를 내세우지 않는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염려해서다. 미국의 대형 가전제품 판매점인 ‘베스트 바이’는 몇 년 전만 해도 삼성, LG 등 한국 제품을 뒤쪽에 놓았지만 지금은 맨 앞에 진열하고 있다. 그러나 코트라 조사에서 삼성, LG가 한국 회사임을 모르는 미국 사람이 24%였으며 캐나다는 66%, 인도 필리핀은 44%나 됐다.

정부도 이런 문제점을 인식, 2002년 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국가이미지 위원회를 발족, 범정부적으로 나서고 있으나 한국의 이미지는 여전히 경제규모에 걸 맞지 않는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국가 이미지가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데는 국가홍보 예산과 인력이 선진국에 비해 태부족하다는 기능적 측면 외에도 국가 이미지를 흠집 내는 제도나 관행, 국민이 적지 않다는 사실이 자리잡고 있다. 물론 영화배우 전도연씨가 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고 김연아 선수가 세계 피겨 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는가 하면 가수 비가 타임의 ‘영향력 있는 100대 인물’에 꼽히는 등 자랑스런 한국인이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국가 이미지는 몇 사람의 노력만으로 좋아질 수는 없다. 정부 기업 국민의 세 축이 국가의 품격을 높이겠다는 자세를 갖지 않는 한 국가 이미지의 획기적 개선은 어렵다.

특히 해외 성매매 조직까지 운영하는 ‘어글리 코리언’이 존재하는 한 국격은 높아질 수 없다. 한국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베트남 말레이시아 홍콩 호주 인도네시아 필리핀에서 한국 선호도가 낮다는 코트라의 조사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부 차원에서도 OECD 국가 중 대외원조가 가장 적은 나라, 외국 기업에 대한 규제가 많은 나라라는 인상은 시급히 개선해야 할 대목이다. 집회와 시위로 도심 교통이 마비되는 무질서, 해외원정 시위, 파업을 일삼는 노조의 경직성, 외국 노동자에 대한 인권침해가 존재하는 한 홍보만으로 이미지를 개선할 수 없다.

결국 국민 정부 기업 모두가 국제사회의 요구에 걸 맞은 품격을 갖춰야만 국가 이미지가 올라갈 수 있다. 국격을 바탕으로 한 국가 이미지의 상승은 곧 우리 제품의 경쟁력을 높여 다시 과실로 돌아오게 된다는 사실을 모두가 인식해야 할 때다.

이영성 편집위원 leeys@hk.co.kr

■ 21개국 외국인들 대한민국은 이미지 어때요?

국제사회에서 한국 정부의 이미지는 국민이나 기업의 이미지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코트라가 산업정책연구원에 의뢰, 지난해 11월부터 금년 1월까지 21개국 2,809명을 대상으로 ‘한국의 국가 이미지’(국가브랜드 맵의 일환)를 조사한 결과, 한국 정부에 대한 선호도는 5점을 기준으로 평균 3.31점으로 국민(3.62점) 기업(3.55점)보다 낮았다.

한국에 대한 전반적 호감도는 3.67점으로 국민 정부 기업으로 세분했을 때보다는 높게 나타났다.

정부 이미지의 상대적 저평가에 대해 코트라의 이창현 국가브랜드 관리관은 “북한 핵, 분단국가, 시위와 파업 등이 외국 언론에 자주 보도되고 있어 한국 정부의 이미지가 낮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는 코트라가 2005년 9월 발표한 ‘국가 이미지 현황 및 시사점’(70개국 5,287명 대상)에서 분야별로 정치적 안정 부문이 49점(100점 기준), 외국 및 외국인에 대한 개방성이 49.1점으로 낮게 나온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외국인들의 눈에는 한국의 정치상황이 불안정하고 한국 정부가 폐쇄적으로 보이고 있는 것이다.

주목할 점은 대만 말레이시아 베트남 홍콩 호주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최근 한국 여행객이 급증하고 있는 국가들의 한국 선호도가 낮았고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국가에서는 한국 선호도가 높았다는 사실이다.

대만의 경우 한국 정부 선호도는 2.98점, 한국 국민 선호도는 2.84점 등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돼 한국의 대(對)대만 단교조치 및 친(親)중국 외교에 대한 배신감이 아직도 깊게 자리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다만 한국과 대만간 경제교류나 무역 때문에 기업 선호도(3.25점)는 상대적으로 높게 나왔다.

말레이시아 베트남 홍콩 필리핀 등에서 한국 선호도가 낮게 나온 것은 현지 골프장에서의 캐디 폭행사건, 섹스 관광, 오만한 행태 등 해외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어글리 코리언’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외교부 김재신 아태국장은 “동남아 국가들이 한국의 경제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해서 우리가 함부로 행동하는 것까지 용인하지는 않는다”면서 “현지에 진출한 한국기업과 여행객들이 품격있게 행동하지 않으면 훗날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는 달리 세계 경제의 신흥 강호인 BRICs 국가들의 한국 선호도가 높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이는 이들 시장에서 ‘Made in Korea’가 통할 수 있다는 사인이기 때문에 우리 정부와 기업들은 국가 이미지 홍보나 투자를 전략적으로 집중할 필요가 있다.

좀더 구체적으로 한국 제품가격 인식도와 국가 선호도를 교차 분석해보면, ‘한국 제품도 좋고 한국도 좋다’고 인식하는 국가는 인도 중국 프랑스 브라질 이탈리아 등이고 제품 선호도보다 한국 선호도가 높은 나라는 미국 캐나다 독일 베트남 등이었다(매트릭스 그림참조).

한국은 비교적 선호하지만 한국 제품은 싸다고 인식하는 나라는 러시아 영국 태국 일본이었고 양쪽 모두 부정적으로 보는 국가는 대만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이었다.

이 조사 결과를 문화부가 2003년 발표한 ‘문화를 통한 국가브랜드 제고전략 보고서’의 ‘한국에 대한 인지도와 이미지 가치’ 분석과 비교해보면 무엇을 개선해야 하느냐는 시사점이 부각된다.

11개국 3,011명을 대상으로 한 2003년 연구조사에서 인지도와 이미지 가치(국가 이미지+국민 이미지)가 모두 평균 이상인 국가는 베트남과 중국이었고 두 가지 모두 평균 이하인 국가는 미국 영국이었다.

인지도는 낮지만 이미지 가치가 높은 나라는 태국 브라질 파나마 등이었다. 두 연구조사의 대상과 방법이 동일하지 않지만, 4년 전에 비해 한국에 대한 베트남의 인식이 나빠졌고 브라질은 인지도, 제품 가격, 국가 선호도 모두 좋아졌다는 경향성을 읽을 수 있다.

따라서 대만에 대해선 신뢰 회복에 중점을 둬야 하며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에 대해선 국가와 국민 이미지 개선과 한국산의 고급 이미지 부각에 주력해야 하는 등 국가별로 국가 이미지 홍보가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

‘매트릭스 그림’의 오른쪽 상단에 위치한 인도 중국 프랑스 브라질 등은 한국도 선호하고 한국제품도 고급으로 인식하는 만큼 현 상황의 지속적 관리가 필요하며 왼쪽 상단의 러시아 영국 태국에 대해선 한국 선호도를 한국제품의 고급화 이미지로 전환시킬 수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

이영성 기자 leeys@hk.co.kr

■ 한국에 대한 무지와 편견 실태

“캐나다 사람 중 43%, 영국인의 32%는 한국의 언어가 중국어로 알고 있다.”

코트라가 실시한 ‘국가 브랜드 맵’ 조사에서 한국은 아직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고 일부 외국인의 한국 인지도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은 중국말을 한다”는 엉터리 인식이 캐나다 영국은 물론 필리핀(29%) 인도(25%) 호주(20%)에서는 상당히 퍼져 있었다.

그러나 우리와 인접한 러시아(2%) 일본(4%) 중국(4%), 동맹국인 미국(8%) 그리고 유럽의 프랑스(3%) 이탈리아(5%) 독일(6%)에서는 ‘한국 언어=중국어’라는 잘못된 인식은 아주 적었다. 21개국 전체로 보면 12%가 잘못 알고 있었다.

그러나 ‘삼성은 일본 브랜드’로 잘못 인식하는 비율은 일본(5%) 중국(7%)만 낮았을 뿐 캐나다(66%) 영국(34%) 인도와 필리핀(42%)에서는 아주 높았고 미국(24%) 프랑스(20%) 러시아(18%) 이탈리아(17%) 독일(17)%에서도 ‘한국 언어=중국어’라는 오답률보다 높았다. 21개국 전체로 보면 잘못된 인식의 평균은 24%였다.

특히 영국에서는 삼성이 프리미어 리그의 첼시를 공식 후원하는데도 한국 회사라는 사실을 모르는 영국인이 많았다. 일본의 소니를 미국 회사로 인식하는 미국인들이 많은 것과 같은 맥락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탈(脫) 국적주의 경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은 동북아에 위치하고 있다는 지리적 위치에 대해서는 전체 조사대상의 29%가 알지 못하고 있었다. 대만이 7%로 낮았을 뿐 미국 34%, 일본 21%, 중국 18%, 러시아 36%, 영국 42% 등으로 한국의 지리적 위치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김치는 한국의 대표 음식’이라는 물음에 대해서는 20%가 모르는 것으로 조사돼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 김치에 대해서는 한국의 지리적 위치나 삼성의 국적보다는 더 알려져 있었다.

김치에 대한 오답은 일본 1%, 대만 2%, 태국 1%, 중국 홍콩 9%에 불과해 인접한 아시아 국가들에 익숙해 있었다. 교민이 많은 미국의 오답률은 14%, 북한과 교류가 많은 러시아도 14%로 김치는 비교적 널리 알려진 식품임이 확인됐다. 따라서 김치 브랜드를 활용한 수출 대상을 좀더 다각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월드컵을 개최한 국가’ ‘태권도는 한국의 대표 스포츠’에 대해서는 오답이 각각 18%, 27%로 나왔다.

월드컵의 경우 일본(5%) 태국(6%) 중국(8%) 등 인접국들은 낮은 오답률을 보였고 같은 미주지역이라도 축구를 좋아하는 브라질(10%) 멕시코(18%)에 비해 그렇지 않은 미국(25%) 캐나다(35%)의 오답률이 높았다. 태권도의 해외 인지도도 높은 편이어서 스포츠를 매개로 한 국가 이미지 홍보가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에서 한국에 대한 이해도가 가장 떨어지는 나라는 의외로 캐나다였으며 그 다음이 인도 필리핀, 그리고 영국 이탈리아 호주가 뒤를 이었다. 따라서 이들 국가에 대한 홍보를 전반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공동기획: 한국일보 외교부 한국국제교류재단 후원; 삼성

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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