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란 이후 10년 동안 한전은 근본적 변화를 겪었다.
우선 사업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뀌었다. 그 동안 발전과 송전, 배전을 통합ㆍ운영하는 전력회사였던 한전은 정부의 전력산업 구조개편 계획에 따라 2001년4월 발전 부문을 분리하게 됐다. 화력 발전회사 5개에 한국수력원자력까지 합쳐 6개의 발전 회사가 분리, 독립했다.
이에 따라 한전은 전력거래소를 통해 발전회사로부터 전력을 구입해 고객들에게 판매하는 배전ㆍ판매 위주의 회사가 됐다. 또한 정부의 전력산업 경쟁촉진에 따라 전력시장에서 전력을 직접 구매하는 대상이 확대되고, 구역 전기사업자가 속속 출현하는 등 한전이 독점하던 전력사업은 경쟁체제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그런 만큼 한전은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에 노력을 기울이게 됐는데, 특히 해외사업부문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1997년 환란 당시 해외전력사업은 필리핀의 말라야 발전소의 성능복구 및 운영사업 정도에 불과했으나, 2006년 말 기준으로 필리핀, 중국, 레바논 등 세계 8개국에 진출해 1,716억원의 수익과 151만㎾의 발전설비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해외사업의 누적 수익은 1조원을 돌파했다.
또 리비아, 캄보디아 등 세계 각국에서 송ㆍ배전 기술 용역사업을 활발히 추진 중이고, 발전사업과 연계한 자원개발 사업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남북관계 발전과 더불어 2005년3월 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한의 전력을 개성공단에 공급하기 시작해 남북 경제협력에도 기여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전기 품질도 세계최고 수준에 이르렀다는 평가다. 발전 설비용량은 97년 3,854만㎾에서 지난해 5,908만㎾로 53%나 증가했다. 호당 정전시간은 23분에서 18.8분으로, 송배전 손실율은 4.85%에서 4.51%로 각각 줄었다. 매출액은 97년 13조1,162억원에서 지난해 26조9,790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전력 산업계의 노벨상격인 '에디슨 대상'을 97년에 이어 두 번째로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세계 최초의 345㎸ 해상 송전선로를 건설한 점 등을 크게 평가 받은 것이다.
아울러 공기업 고객만족도 8년 연속 1위 달성, 정부 혁신평가 최우수기관 선정, 국가보다 두 단계 높은 신용등급 획득, 아시아ㆍ태평양 최우수 전력회사 선정 등 빛나는 성과를 일궈냈다. 한전 이원걸 사장은 "전력기술 수출과 자원개발 등 해외 사업을 대폭 확대해 세계 최고의 글로벌 종합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김 혁기자 hyuk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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