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박영선 의원은 7일 “2000년 이명박 전 서울시장으로부터 BBK 사건의 주역 김경준씨를 소개받았다”며 “두 사람이 동업자 관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정동영 전 우리당 의장의 핵심 측근인 박 의원은 이날 언론 인터뷰 등에서 “2000년 12월 MBC 경제부 기자로서 서울시청 인근 이 전 시장의 LK이뱅크 사무실에 취재를 갔을 때 이 전 시장이 김씨를 소개해 줬다”며 “이 전 시장은 당시 김씨를 ‘하버드대 출신의 차익거래 전문가’라고 소개했고, 대표이사 직함이 적힌 김씨의 명함도 받았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이어 “이 전 시장이 김씨와 함께 찍힌 뉴스 동영상을 증거 배제 신청했다고 한다”며 “소송에서 불리하다고 판단되는 증거에 대해 그렇게 하는 것인데 이 전 시장측이 왜 그랬는지 의문”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또 BBK 정관에 이 전 시장이 공동대표로 기재된 것에 대해선 “그게 사실이라면 이 전 시장이 회사 의사결정에 참여했을 것이고 책임론이 제기될 것”이라며 “김씨는 미국 법정에서 ‘나는 더 이상 정치인으로 회생할 수 없으니 돈을 벌겠다’는 이 전 시장의 발언에 대해 진술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명박 X파일을 정 전 의장이 잘 알고 있다’는 소문에 대해 “내가 미국 로스앤젤레스 특파원 때 에리카 김(김씨 누나)을 알았다는 게 와전된 것 같다”며 “에리카 김과 이 전 시장이 가까운 사이라는 건 현지 동포사회에서 다 아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시장측 장광근 대변인은 “박 의원이 입증되지 않은 사실을 각색해 무책임하게 퍼뜨리고 있다”며 “이 전 시장은 2000년 당시 김씨를 투자전문가로 알았으나 금융당국이 김씨에게 제재를 내린 직후 관계를 끊었다”고 말했다. 박형준 대변인도 “이 전 시장은 LK이뱅크를 차린 뒤 김씨를 개인적으로 영입하려다 몇 달 만에 접었으며, 김씨가 운영하던 BBK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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