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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그후 10년/ 경쟁력 얼마나 강해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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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그후 10년/ 경쟁력 얼마나 강해졌나

입력
2007.06.08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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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7월. 글로벌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평가해 매년 7월 발표하는 인터브랜드 연구진은 ‘2005년 100대 브랜드’ 평가 결과를 보고 자신들의 눈을 의심했다. 한국의 ‘삼성’과 ‘현대’ 브랜드 가치가 일본의 대표적 전자, 자동차 업체인 ‘소니’와 ‘닛산’ 보다도 높았기 때문이다.

삼성은 149억5,600만달러로 20위, 현대차는 34억8,000만달러로 84위였다. ‘글로벌 100대 브랜드’ 단골 손님인 일본 소니(107억5,400만달러)와 닛산(32억달러)은 28위와 85위에 불과했다. 이들 기업의 격차는 더욱 벌어져 2006년에는 삼성, 현대차 브랜드 가치는 161억6,900만달러와 40억7,800만달러에 달한 반면, 소니와 닛산의 이름 값은 116억달러와 31억달러에 머물렀다.

인터브랜드 평가는 외환위기 이후 10년간 한국 기업이 얼마나 강해졌는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다.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7년 이전은 물론, 99년까지만 해도 이 회사의 ‘세계 100대 기업’ 리스트에 한국 기업은 단 하나도 포함되지 못했다. 2000년에야 삼성이 52억달러 가치를 인정 받아 43위에 올랐을 뿐이다.

그러나 삼성 브랜드 가치가 꾸준히 상승하고 현대차와 LG가 ‘100대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2005년에는 한국 기업의 브랜드 가치 합계가 210억달러에 달했고, 지난해에는 232억달러로 높아져 세계 7위를 기록했다.

삼성경제연구소 한창수 수석연구원은 “외환위기 이후 한국 기업의 가장 큰 성취는 세계 시장에서 스스로의 얼굴을 확립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환위기 이전 한국 제품은 대부분 주문자 상표부착방식(OEM)으로 수출되는 ‘얼굴 없는 브랜드’ 였으나 이제는 전자 철강 중공업 등 주력 산업전반에서 프리미엄급 대우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기업의 경쟁력이 강해지면서 국제 사회에서의 명성도 함께 높아졌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외환위기 이후 10년간 한국 기업의 경쟁력은 얼마나 강해졌을까. 경쟁력을 기업의 수익 창출능력으로 간주한다면 한국 기업 경쟁력은 최근 10년간 75% 가량 강해졌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외환위기 이전(90~96년) 우리나라 기업의 투자자산수익률은 7.9%로 이자비용(12.5%)에 비해 4.6%포인트나 낮았다. 1,000원을 투자해 79원을 벌었는데, 125원을 이자로 냈다는 얘기다. 한국 기업이 가치를 창출하기 보다는 방만한 중복 투자로 스스로의 가치를 파괴했던 셈이다.

반면 외환위기 이후 수익성은 개선되고 이자비용은 감소하면서 한국 기업은 돈을 버는 기업으로 재탄생했다. 2004년 투하자산 수익률은 13.9%로 이자비용(8.7%)보다 5.2%포인트 높았다.

1,000원을 투자했을 경우, 87원의 이자를 내고도 52원을 순이익으로 챙기게 된 것이다. LG경제연구원 이한득 연구위원은 “외환위기 이후 우리 기업들은 전체적으로 가치파괴 기업에서 가치창출 기업으로 변신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기업 생태계에서 ‘가치 창출’ 기업의 비중도 늘어났다. 외환위기 이전에는 전체 기업 가운데 20% 내외에 그쳤으나 2004년에는 국내 기업 가운데 절반 정도는 이자비용 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력 증가는 이미 언급한 브랜드 가치 상승과 함께 수출과 기업가치의 급속한 증가로 이어졌다. 96년 63조4,432억원에 불과했던 증시의 상위 50대 기업 시가총액이 2007년 5월말에는 589조93,93억원으로 9.3배나 늘어났다.

또 1996년 1,297억달러였던 수출액도 지난해에는 3,260억달러로 급증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한국은 수출 2,000억달러를 넘은 지 불과 2년만에 3,000억달러를 넘었다”며 “미국과 일본이 각각 8년과 5년 걸린 것을 감안하면 수많은 난관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업은 여전히 강해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분석했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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