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재정 지원 없이 자체 재원만으로 유지해온 건실한 공기업도 한국 경제 전반을 뒤흔든 IMF 외환위기 앞에서는 예외가 아니었다.
한국토지공사는 1997년말 외환위기로 부동산 시장이 급랭하면서, 택지 및 산업용지 등 토지 매각이 중단되다시피 하고 대규모 해약사태가 잇따르는 등 창사 이후 처음으로 경영위기를 맞았다. 사회 전반적으로 구조조정이 본격화함에 따라 토공 역시 구조조정 압력이 커졌고, 대한주택공사와의 통합이 추진되는 등 안팎에서 어려움은 가중됐다.
98년 부채비율이 292%로 치솟고 한해 지출하는 이자만도 8,000억원 이상에 달하는 등 재무위기가 심화했다. 그 해 매출액도 2조2,000억원에 그치며, 97년에 비해 1조원 이상 떨어졌다.
신규투자가 줄고 토지확보에도 어려움은 더해갔다. 결국 토공은 이듬해인 99년 4월 비상경영관리체제에 돌입, 위기 타개를 위한 본격적인 실행에 들어서게 됐다.
토공은 공기업 경영혁신에 따른 조직 및 인력 구조조정에 들어가 2,490명이던 직원을 1,820명으로 줄이는 고강도 인력감축을 단행했다. 아울러 품질경영과 원가관리 등 경영개선 작업도 본격화했다.
공사간 통폐합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체질 개선 노력도 아끼지 않았으며, 경영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난 2001년에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종합대책을 추가로 마련하고 실천했다.
'비가 온 뒤 땅이 더 굳는다'는 격언처럼 경영위기를 극복한 뒤 토공은 굵직한 국책사업을 주도하면서 경영내실도 크게 향상돼, 체질개선에 성공한 공기업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토공이 진행중인 사업은 행정중심복합도시와 신도시 택지개발 사업, 경제자유구역, 개성공단 등 전국 61개 지구 7,900만평에 달한다.
토공은 지난해 매출액 5조3,704억원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으며 노동생산성과 1인당 매출액, 영업이익 등 직원수를 고려한 기업경쟁력 부문에서 14개 정부투지가관 중 1위를 차지했다.
토공은 올해 치밀한 사업투자 및 관리를 통해 재무 안정성을 제고한다는 목표 아래 '지속발전 기반 구축'을 2007년도 경영 포커스로 설정, 추진해오고 있다.
한국토지공사 김재목 홍보실장은 "공정한 원가관리와 공개를 통해 '클린' 공기업으로 인정 받을 수 있도록 투명경영의 틀을 다져나갈 것"이라며 "개발이익은 공익을 위한 곳에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틀을 모색해 기업의 사회공헌 기능도 확대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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