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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선로침하 사고 '네 탓'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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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선로침하 사고 '네 탓' 공방

입력
2007.06.08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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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경의선 통근열차에 몸을 실은 시민들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3일 선로가 침하됐던 서울 서대문구 가좌역을 지날 때는 왠지 불안했다는 승객도 더러 있었다.

가좌역 지하철 환승역 신축 공사장에서 발생한 선로침하 사고는 나흘 만에 열차가 다시 운행하는 등 수습 단계에 와 있다. 그러나 처리 과정을 지켜본 뒷맛은 개운치 않다. 사고 발생 7분전까지 승객을 태운 열차를 통과시키는 등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한 사고를 놓고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인 기관은 거의 없다.

사고 관련 기관은 하나같이 “우리는 잘못하지 않았다”는 ‘책임 회피성’ 발언을 늘어 놓았다. 한국철도공사는 공사 현장의 안전불감증 문제가 지적되자 “우리는 철도를 운행할 뿐 철도 건설이나 시설 관리는 한국철도시설공단의 몫”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철도공사가 지난달 25일 공단측에 보냈다는 공문을 둘러싼 갑론을박 역시 마찬가지다. 공사측은 “안전운행이 심히 우려돼 6개 요구사항을 전했으나 돌아온 답변은 1개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반면 공단은 “사고현장과 다른 지점에 대한 안전관리 요청일 뿐 붕괴 사고는 예상치 못한 지점에서 터졌다”고 반박했다. 3월부터 지반이 흔들리는 이상 징후가 나타나고 지난달 21일에는 사고 지점 인근 땅이 5m 가량 내려앉는 등 명백히 ‘예견된 사고’인데도 “문제 없었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내 탓이오’ 같은 고해성사를 바라는 건 아니다. 다만 ‘네 탓 공방’만 일삼는 건 볼썽사납다. 정확한 사고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해 고민하는 모습도 찾아볼 수 없었다. 철도공사는 7일 여론의 비난을 의식한 듯 “철도시설공단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사고복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로 책임 떠넘기기는 그만두자는 다짐부터 하길 바란다.

김정우 사회부 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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