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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선점하라" 日 어디쯤 가고있나/ 온난화 블루오션 선점…환경기술 수출 '성장 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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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선점하라" 日 어디쯤 가고있나/ 온난화 블루오션 선점…환경기술 수출 '성장 동력'

입력
2007.06.08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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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사카(大阪)부 사카이(堺)시에 만들어진 공장 ‘바이오에타놀ㆍ재팬ㆍ간사이’는 지난 1월 매우 의미있는 시제품 생산을 시작해 사람들을 흥분시켰다.

다이세이(大成)건설 마루베니(丸紅) 삿포로맥주 등 기업이 출자한 이 공장은 버려진 목재 폐자재를 이용해 본격적인 바이오연료를 만들어내기 시작한 것이다. 폐자재를 처리하면서 바이오연료도 만들어내는 일거양득의 첨단기술은 부활한 경제대국 일본에 더욱 자신감을 심어주고 있다.

전후 최대의 호황을 맞고 있는 일본, 그러나 밝지만 않은 미래에 대비한 차세대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구감소와 초고령화 사회로 상징되는 불안한 미래에 대한 준비이다.

방향은 이미 정해진 것 같다. 첨단기술의 개발과 활용을 통한 총체적인 혁신이다. 이를 위해 정부와 기업, 연구소가 삼위일체로 뭉쳐 달려갈 태세이다.

일본은 특히 최근 지구적 관심사로 떠오른 온난화 현상에 주목하고 있다. 일본이 자랑하는 첨단 환경기술을 활용해 돈과 명예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가 최근 강연에서 “드디어 환경문제가 최대 관심사가 됐다. 일본이 환경문제를 선점해 주도적인 역할을 하면 국제사회에서 명예로운 지위를 차지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은 시사적이다.

환경기술이란 석유 등의 화석연료를 대체하거나 그 효율을 높이는 기술을 말한다. 1973년 석유쇼크를 계기로 에너지절약 기술 개발에 돌입한 일본은 이 분야에서 최첨단을 달리는 선진국이 됐다.

현재 일본이 주도권을 잡고있는 하이브리드카와 태양전지 분야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세계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는 일본의 태양전지기술은 자동차와 함께 향후 국제사회에서 더욱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바이오연료와 전지 분야에서도 획기적인 진전을 보이고 있다. 폐기된 건축자재뿐만 아니라 잡초나 쌀겨 등으로 만드는 바이오연료도 기초연구가 끝난 단계여서 수년 내 실용화를 앞두고 있다.

옥수수 등 곡물로 만드는 바이오연료의 문제점을 극복하는 차세대 바이오연료라고 할 수 있다. 수소를 이용한 전지연료는 제조비용을 큰 폭으로 떨어뜨리는데 성공, 상품화 단계에 들어섰다.

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열전변환기술도 세계 정상의 수준에 도달해 있다. 전도체의 앞면과 뒷면에 온도차가 생기면 전기를 발생시키는 열전변환소자를 이용해 전력을 공급하는 구조로, 조용하고 고장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일본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에 따르면 현재 업계는 1와트 당 1,000엔의 가격을 2010년까지 100엔 정도로 낮추려 하고 있으며, 이 경우 시장규모는 140억엔 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기와 지하수, 가정과 공장에서 나오는 열기를 에너지원으로 삼아 냉ㆍ난방기 등으로 활용하는 ‘히트펌프’도 상품화 단계에 들어섰다. 에너지원이 열을 운반하는 물질(냉매)을 압축해서 고온으로 만들면 온풍기가 되고, 팽창시켜 열을 빼앗으면 냉방기가 되는 원리이다. 가정용 히트펌프 온탕기는 2010년 520만대의 수요가 예상될 정도로 시장성도 좋다.

그러나 일본이 가장 자신을 갖고 있는 분야는 지금까지 축적한 에너지절약기술과 노하우 그 자체이다.

일본정부는 최근 “에너지 효율이 높은 일본의 제철소와 발전소 시스템을 각국이 채택할 경우 연간 20억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내용의 서한을 유엔의 ‘기후변동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사무국에 제출했을 정도로 자부심을 갖고 있다.

일본 국내에서는 이와 관련된 비즈니스도 활성화해 국제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빌딩 소유자 등 고객에게 에너지절약 설비 등을 도입하게 하고 그 결과 절약한 광열비 등을 나눠 갖는 방식으로, 에너지서비스컴퍼니(ESCO)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사업 대상은 호텔 상업빌딩 등 에너지 소비가 많은 시설과 대규모 사무실빌딩, 청사 학교 등이다.

미쓰비시전기 히타치제작소 등의 전기업계와 도쿄가스 도쿄전력 등 에너지 업계, 제어시스템업계와 건설업계 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잠재시장 규모가 2조5,000억엔에 이르는 등 시장성이 좋아 급팽창할 전망이다.

도쿄=김철훈특파원 chkim@hk.co.kr

■ 日 '첨단 기술 외교'… 중국도 아쉬운 소리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4월 11일 일본을 방문, 적극적인 관계 개선 외교를 펼쳤다.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 이후 9년, 주룽지(朱鎔基) 총리 이후 7년만에 일본을 방문한 그는 국회연설에서 “양국의 경제의 발전은 서로에게 위협이 아니라 기회”라며 전략적 호혜관계를 강조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 강행으로 일본과 심각한 갈등을 빚었던 중국이 이처럼 관계 개선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게 된 가장 큰 배경은 일본의 첨단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원 총리는 국회연설에서 이례적으로 “중국은 인구가 많고 기반이 약해서 발전에는 불균형적인 부분이 존재하는 발전도상국”이라고 인정하며 일본의 기술협력을 요청했다. 또한 원 총리의 방일에서 최대 성과로 꼽히는 것이 ‘환경보호협력을 한층 강화하는 것에 관한 공동성명’의 발표일 정도로 중국은 일본의 기술협력을 원했다.

당시 중국과 일본의 에너지관련 기업과 연구기관 관계자들은 ‘중일 에너지협력 세미나’를 개최해 몇몇 기업은 실질적인 협력에 합의하는 문서에 도장을 찍기도 했다. 결국 아베 총리는 야스쿠니 신사에 대한 애매한 입장표명에도 불구하고 첨단기술덕분에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할 수 있게 됐다. 중국 뿐만이 아니다. 인도 등 개발도상국과 일부 선진국에서도 일본의 첨단기술, 특히 환경기술을 부러워하며 협력을 요청하고 있다.

일본으로서는 나쁠 것이 없다. 기술을 제공하는 나라는 바로 일본 환경 비즈니스의 고객이자 시장이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는 환경외교를 통해 일본의 정치적 위상을 높이겠다는 뜻도 분명히 하고 있다.

도쿄=김철훈특파원 chkim@hk.co.kr

■ 첨단 기술

기술 혁신 등을 일본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고 선언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최근 구체적인 실행 목표와 일정을 담은 전략 보고서를 차례로 내놓았다.

‘이노베이션 25’

‘이노베이션 25’는 2025년 일본의 사회상을 설계한 장기전략지침이다. 인구감소 등 일본사회가 직면하게 될 난관을 기술혁신 등을 통해 극복해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풍요로운 사회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보고서는 크게 5가지 측면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평생 건강한 사회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사회 ▦다양한 인생을 즐길 수 있는 사회 ▦세계적 과제 해결에 공헌하는 사회 ▦세계에 열린 사회 등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일본 사회는 수준높은 재활의료기술과 고성능 간병 로봇, 치매 특효약의 개발 등에 의해 노인들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이 크게 좋아진다. 잠 잘 때에도 건강진단을 받을 수 있는 등 발달한 예방의학을 통해 국민들은 항상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지진 등 각종 재난에도 견딜 수 있는 견고한 주택에서 생활하며, 첨단 지진 예측기 등 고도의 재해정보 시스템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생활을 누리게 된다.

집안에서는 가사와 육아를 전담하는 인공지능 로봇 덕분에 개인이 향유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난다. 재택근무가 일반화해 집에서 일하는 것도 자연스럽다. 가상현실 기술의 발달로 다른 나라의 문화나 역사유적 등을 집에서 진짜처럼 체험할 수도 있다.

대외적으로는 일본이 세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절약 기술을 활용해 지구온난화 등 환경문제에 공헌하게 된다. 환경 비즈니스의 확대로 일본 기업의 국제경쟁력도 향상된다. 또 첨단 자동번역기가 보급돼 모든 나라 사람들과 의사소통이 가능해 진다.

정부 자문기관인 ‘이노베이션 25 전략회의’가 전문가 등의 의견과 각 분야의 기술 예측 등을 바탕으로 작성한 보고서는 긴급하게 시행해야 할 정책 과제도 제시했다. 차세대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를 획기적으로 늘리고, 혁신의 창출과 촉진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없애며, 대학을 근본적인으로 개선하는 것 등이 포함돼 있다.

차세대자동차ㆍ연료 이니셔티브

차세대자동차ㆍ연료 이니셔티브는 일본의 자동차와 연료 개발에 대한 미래 전략이다. 궁극적으로는 운송부분의 석유의존도를 현재 100%에서 2030년 80%정도로 낮추고, 에너지 효율은 2030년까지 30%를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보고서도 차세대 밧테리, 수소 전지연료, 바이오연료, 세계에서 가장 편안한 자동차사회 만들기, 클린 디젤연료 등 5개 분야로 나누어 전략을 제시했다.

밧데리 분야에서는 정부가 차세대밧데리 프로젝트를 만들어 매년 49억엔씩 5년간 투자하고, 전지 충전소의 확보와 안전성 확보 등 관련 제도를 정비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2010년에는 소형 전기자동차를, 2015년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를, 2030년에는 본격적인 전기자동차를 보급한다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수소 연료전지 분야에서도 개발프로젝트를 만들어 매년 320억엔의 자금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세계적으로 연료전지 자동차의 개발을 선도하고 있는 일본은 2030년까지 가솔린차와 같은 가격의 수소 연료전지자동차의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바이오연료 분야에서는 정부가 바이오연료 기술혁신협의회를 설치하고 이를 통해 정부와 업계 학계가 연계, 기술 개발을 가속화하겠다는 생각이다. 기술 혁신을 통해 2015년에는 1리터당 100엔, 2030년에는 리터당 40엔 정도의 바이오연료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또 보고서는 2030년 일본을 세계에서 가장 편안한 자동차사회로 만들 수 있는 계획을 담고 있다. 요금지불 자동화장치(ETC)와 무인 전기자동차 등을 도입해 도심 통행 속도를 끌어올리는 방안 등 다양한 실행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경제산업성과 일본자동차공업회, 석유연맹 등이 장기간 논의를 거쳐 구체화한 이 전략은 이번 달 중에 일본 정부가 채택하는 ‘경제재정운영과 구조개혁에 관한 기본방침’에 반영될 전망이다.

도쿄=김철훈특파원 chkim@hk.co.kr

■ 일본 미래 에너지 환경기술

올해 일본의 과학기술 관련 예산은 대폭 삭감됐다. 총 5,033억엔으로, 전년도 5,580억엔에 비해 547억엔이나 줄어들었다. 그러나 예산 내역을 차분히 살펴보면 첨단기술 개발에 대한 일본의 강력한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일본 정부는 장래 새로운 산업으로 연결될 수 있는 기술분야에 대한 투자를 집중했다. 차세대지능로봇(19억엔)과 첨단의료기술분야(26억엔), 환경사회구축형 광촉매산업 창출 프로젝트(11억엔)와 희소금속대체재료개발분야(11억엔), 이분야ㆍ이업종융합 나노기술분야(18억엔)와 정보사회 프로젝트(46억엔) 등에는 신규 예산을 책정했다.

차세대항공기부문(34억엔)과 차세대자동차 등의 전지개발분야(49억엔)에 대한 예산도 대폭 늘렸다. 이들 분야는 지난해 7월 만들어진 ‘경제성장전략 대강(大綱)’에서 중점화 사업으로 선정된 것이다.

주무관청인 경제산업성은 크게 5가지 관점에서 이번 예산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혁신적 연구개발의 효율적인 추진과 ▦지식의 융합 등을 통해 혁신을 가속화하는 환경의 정비 ▦연구ㆍ기술인재의 육성과 유동화의 촉진 ▦지역사회에서의 과학기술의 진흥 ▦독립행정법인에 의한 혁신 창출 구조 만들기 등이 그것이다.

경산성은 혁신가속을 위한 환경 조성에 276억엔, 인재의 육성과 유동화 부문에 26억엔, 지역 과학기술의 진흥 분야에 170억엔, 독립행정법인 등 혁신 창출 구조 만들기 부문에 2,332억엔의 예산을 각각 배정했다.

도쿄=김철훈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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