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경찰서는 3일 발생한 서대문구 가좌역 선로 침하 사고와 관련, 사고 11일 전 감리단장이 지반 이상에 대한 조사 요구를 묵살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 2주 전인 지난달 21일 사고 지점으로부터 서울역 쪽으로 180m 떨어진 지점이 5m가량 내려앉아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직원 노모씨가 구덩이 아래로 떨어져 부상했다.
당시 노씨는 공사장 지반이 2㎝ 정도 침하돼 복구공사를 마치고 퇴근하던 길이었다.
한국철도공사 수색시설관리사업소장 박모씨는 경찰에서 “지난달 23일 토질학회 교수 2명과 함께 현장을 둘러본 뒤 지반 이상을 확인하고 감리단장과 시공사인 S건설 직원에게 대책을 강구하도록 일렀다”고 진술했다.
박씨는 이어 “한국철도공사 신촌시설반장도 감리단장에게 다른 곳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잘 살피라고 말했지만, 감리단장이 ‘공사현장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항의하며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철도공사는 구두 건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지난달 25일 철도시설공단 등에 ‘안전관리 요구’ 공문을 발송했다.
이에 대해 감리단장 홍모(53)씨는 “지난달 22, 23일 탐침봉으로 구덩이 주변 지반을 확인했지만 이상 징후는 없었다”고 밝혔다.
홍씨는 “이후 지난달 28일 회의를 열어 6월 15일까지 선로 주변 지반을 보강하기로 결정하고 1일부터 그라우팅(지반 메우기) 작업을 착공했다”며 묵살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홍씨는 특별점검 여부에 대해선 “당시엔 공사현장에 붕괴사고가 날 것이라곤 생각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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