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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는 증시에 신용거래 폭증 '불안불안한 하루'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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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는 증시에 신용거래 폭증 '불안불안한 하루' 언제까지

입력
2007.06.06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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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증시 랠리가 지속되자 간접투자로 운용하던 여유자금 3,000만원을 주식 투자로 전환한 직장인 A씨. 불과 3개월여만에 '수익률 80%'라는 경이로운 투자 성적표를 받아들자 투자액을 늘리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하지만 문제는 밑천.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을 모두 끌어 모아도 7,000만원 안팎이었다.

투자 종목은 증권사에 근무하는 친구의 추천으로 이미 정해진 상태. 거래 증권사와 신용거래 약정을 맺고 홈트레이딩시스템에서 과감히 신용 거래 주문을 냈다. 총 투자액은 2억1,000만원 가량. 신용융자금액만 1억4,000만원에 육박했다. A씨는 혹시 빌린 돈을 날리지는 않을까 하루 하루 주식 시세만 들여다 보며 가슴을 졸이고 있다.

주가가 거침없이 상승 곡선을 이어가자 빚을 내 주식 투자에 나서는 신용융자 거래가 급증하고 있다.

5일 금융감독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말 5,000억원에 불과했던 증권사 신용융자 잔고는 5월말 4조8,700억원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개인들이 빚을 내 주식을 사들인 금액이 5조원에 육박한다는 얘기다.

은행 주택담보대출이 부동산 가격 하락 시 부실로 전락할 수 있듯이, 주식 신용거래 역시 주가가 급락할 경우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하다.

은행은 엄격한 대출 심사를 통해 대출을 해주는 반면, 증권사의 신용융자는 신용불량자만 아니라면 개개인의 신용 상태와 무관하게 받을 수 있어 위험도가 더 높다고 볼 수 있다.

더구나 5월부터 사실상 금지된 미수거래의 경우 돈을 갚지 않으면 3일 만에 반대매매가 들어가 그나마 제한적인 손실을 보게 되지만, 신용거래는 운용기간이 최장 150일에 달해 누적 손실도 그만큼 커질 수 있다.

신용융자 거래를 할 수 있는 금액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의 2.5배에서 많게는 5배 수준이다. 종목증거금율이 40%일 경우 현금 4,000만원을 증거금으로 최대 1억원까지 신용거래 투자가 가능하며, 20%일 때는 2억원까지 투자를 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증권사들이 1인당 신용융자 한도를 기존 3억~5억원 수준에서 20억원까지 높이는 등 신용거래를 부추긴 탓에 보유 현금이 5억~6억원만 있다면 최대 20억원까지 신용 융자가 가능한 상태다.

또 한 때 170%에 육박하던 담보유지비율도 130% 수준까지 낮아졌다. 예를 들어 1억원을 융자받았을 경우 주식평가액을 포함해 1억3,000만원 이상만 주식 계좌에 있으면 손실을 봐도 계속 거래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주식 신용거래가 언제 터질 지 모르는 시한폭탄으로 부각되면서 금융감독 당국도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고객별 상환능력이나 신용도 등을 고려해 신용융자 한도나 증거금율, 담보유지비율 등을 설정하도록 시스템 개선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자칫 순항하는 주식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 또한 만만치 않아 섣불리 메스를 들이대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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