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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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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입력
2007.06.06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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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한국인의 삶까지 고달픈 생에 대한 위로푸슈킨 / 민음사

러시아의 국민시인 푸슈킨(1799~1837)이 6월 6일 태어났다.

한 시절, 아마 1970년대까지만 해도, 대한민국의 어디를 가나 그의 시가 걸려 있었다. ‘이발소 그림’이라 불리는 복제그림들이 붙어있던 이발소에도, 택시기사가 앞 유리창에 염주와 함께 걸어놓은 밀레의 그림 ‘만종’ 옆에도, 심지어 군대 내무반 안에도.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우울한 날들을 견디면/ 믿으라, 기쁨의 날이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현재는 슬픈 것/ 모든 것은 순간적인 것, 지나가는 것이니/ 그리고 지나가는 것은 훗날 소중하게 되리니’

2연으로 된 푸슈킨의 시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는 그가 살던 시절을 200년이나 뛰어넘어 먼 땅 한국인들의 고된 삶을 위로해주고 있었던 것이다. 현실은 절망스럽지만 희망을 품고 살아가노라면 그 슬픔과 노여움마저 훗날에는 아름다운 삶의 여정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푸슈킨은 더없이 간명한 언어로 노래하고 있다.

러시아 문학사상 최초로 리얼리즘을 달성한 것으로 평가되는 운문소설 <예브게니 오네긴> 을 비롯해 <대위의 딸> <스페이드의 여왕> 등의 소설과 800여편에 달하는 시 등 푸슈킨의 작품세계는 도스토예프스키가 “모든 것을 포용하는 보편성”을 가졌다고 극찬했듯, 이후 만개한 러시아 문학의 샘이 되었다.

유서있는 귀족가문에서 태어나 12월당과 교유하고 망명 실패와 불우한 유배생활을 겪으면서 19세기 러시아의 현실에 고민했던 푸슈킨은 38세의 젊은 나이에, 부인과 염문을 뿌린 사내와 결투를 벌였다가 총상을 입고 사망했다.

하종오 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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