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재무 등으로 나뉘진 ‘기능적’ 기업 조직을 ‘수평적’ 조직으로 개혁할 수 있는 기업만이 미래의 부를 창출할 수 있다”
‘제3의 물결’의 저자인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5일 서울 코엑스 컨벤션홀에서 ‘변화의 속도를 뛰어넘는 기업으로’를 주제로 한 특별강연에서 “미래 사회는 시간ㆍ공간ㆍ지식의 세가지 관점에서 오늘 날과는 확연히 다른 사회가 될 것”이라며 이 같이 역설했다.
그는 “수평적 조직이란 기업의 임직원이 부서나 직위에 구애 받지 않고 조직 내의 누구와도 자유롭게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조직”이라고 정의했다.
토플러는 “시간ㆍ공간ㆍ지식 중에 지식이 우리의 삶과 비즈니스를 가장 혁명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지만 정작 우리는 지식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다”며 “지금 알고 있는 지식이 얼마만큼 유용한지, 과연 진실한지를 자문해 보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 이유로 “이제 모든 지식은 수명이 한정돼 있고, 유용 지식이 무용 지식(Obsoledge)으로 바뀌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무용 지식은 토플러가 자신의 저서 ‘부의 미래’에서 창안한 신조어로, 변화로 가치를 상실했거나 이미 거짓이 되어버린 생각이나 가정을 말한다. 그는 “오늘날 적지 않은 경영자들이 무용 지식을 근거로 의사결정을 내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시속 50마일의 속도로 달릴 수 있는 비즈니스라는 자동차 앞에 시속 10마일의 속도로 달리고 있는 정부 관료주의가 가로 막고 있는 형국이 한국에서 전개되고 있다”며 한국 정부에 관료주의를 타파할 것을 조언했다. 그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정보기술(IT) 비즈니스가 수 십년 전에 만들어진 법과 제도에 의해 규제 받고 있다며 법과 제도를 현실에 맞게 바꿀 것을 당부했다.
그는 “미래의 부는 창의성을 북돋우는 교육 시스템을 만들어내는 국가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한국이건 미국이건 교육 시스템이 과거 산업화 시대에 공장에서 제품을 찍어내는 사람을 양성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한국이 어렵고 고통스러운 변화에 성공한다면 미래의 부를 주도적으로 창출하는 국가가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이날 강연회에는 이승한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대표이사, 김효준 BMW코리아 대표이사, 김영세 이노디자인 대표 등 1,000여명의 기업체 최고 경영자(CEO)와 경제단체 임원들이 참석했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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