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상품 수출이 한계점에 도달한 만큼 이제 차세대 먹거리의 하나로 ‘돈 수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신임 한국수출보험공사 조환익(57) 사장은 4일 기자 간담회를 갖고 “돈수출이란 현재 국내의 풍부한 유동성을 자본화해 돈(금융)을 수출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돈수출은 상품 수출을 능가할 정도로 부가가치가 크다”며 “국내의 풍부한 달러 유동성을 해외 프로젝트 발주자에게 금융 제공의 원천으로 이용함으로써 높은 투자수익을 거둘 수 있을 뿐 아니라 우리 기업의 수출 확대를 위한 금융도구로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례로 현재 조선업에서 호황을 누리고 있는 현대중공업과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투자 수익을 비교했다. 현대중공업이 1억달러 짜리 선박 1척을 수출할 경우 560만 달러의 이익을 내는 반면 씨티ㆍ HSBCㆍBNPP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우리 조선업계가 수주한 선박에 대해 10년짜리 선박금융(약 6%)을 제공할 경우 10년동안 매년 우리 조선업체가 벌어들이는 수익의 10배 이상을 이자수익으로 거둬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 수출보험공사 업무 영역의 광역화ㆍ유연화를 추진해 기존 상품 수출은 물론 수입, 해외투자, 자원개발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 한국수출보험공사 명칭을 ‘한국무역투자보험공사’(가칭)로 변경을 검토중이다.
그는 특히 산업자원부 요직을 거친 통상 전문가답게 중소기업 등 제조업체의 수출 활로 모색에 강한 의욕을 내비쳤다. 그는 “중소기업 부보율(수출액중 공사가 책임지는 최대한도) 100% 상향조정 등 수출 경쟁력 지원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겠다”며 “교역량 확대가 예상되는 수출 업종에 대해서는 수출 보험지원 확대 등 맞춤형 지원 인프라를 구축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사장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1973년 행시 14회로 공직에 입문해 산업자원부에서 미주과장 산업정책국장 무역투자실장, 차관보, 제1차관 등 요직을 거쳤으며 지난달 한국수출보험공사 사장에 선임됐다.
김 혁기자 hyuk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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