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당 대선주자들의 TV 토론회가 4일 당내 예비경선이 시작되는 지역인 뉴햄프셔주에서 열려 이라크전 정책 등을 둘러싸고 8명의 후보들간에 열띤 설전이 벌어졌다.
특히 여론조사에서 선두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배럭 오바마 상원의원 및 존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이 상대방에 대한 날선 공격을 펼치면서 불꽃 튀는 접전이 벌어졌다. 힐러리, 오바마 상원의원 등 ‘빅 2’를 겨냥한 여타 군소후보들의 파상공세도 거셌다.
여론조사에서 3, 4위에 머물고 있는 에드워즈 전 의원은 이날 “이라크 주둔 미군의 철수 일정이 포함되지 않은 전비법안에 대해 대부분 민주당 의원들이 확실하게 반대했으나 여기에 있는 ‘다른 의원들’은 조용히 앉아 있다가 조용히 투표했다”며 힐러리, 오바마 두 상원의원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에드워즈 전 의원은 이어“유권자들은 이러한 차이점을 알아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흑인 주자로 여론조사에서 2위를 달리고 있는 오바마 의원은 힐러리 의원과 에드워즈 전 의원이 2002년 이라크전 개전을 승인하는 의회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졌던 약점을 파고 들며 “당시 나는 일리노이주 상원의원으로서 처음부터 이라크전에 반대했다”고 전제, “다른 후보들은 이 문제에 대해 올바른 지도력을 보여 주는데 (나보다) 4년 반이나 늦었다”고 공격했다.
이 같은 공방에서 여론조사 선두를 달리는 힐러리 의원은 “이라크전 정책에 대한 민주당내의 이견은 민주당과 조지 W 부시 대통령과의 차이에 비하면 대수롭지 않은 것”이라고 말해 확전을 경계하며 비교적 신중하게 대처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CNN 방송과 뉴햄프셔주 노조연맹 등이 공동으로 주관한 이날 TV 토론회에서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건강보험, 고유가, 군대 내 동성애자 문제 등 다양한 주제를 넘나들며 공방을 이어갔다.
전직 대통령들을 어떻게 활용할지를 묻는 질문에 오바마 의원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 활용에 대해선 아마도 힐러리 의원이 내게 해줄 말이 있을 것”이라고 말해 방청객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힐러리 의원은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남편인 클린턴 전 대통령을 순회대사로 활용할 것임을 거듭 밝혔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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