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 자영업자들의 사업용 통장을 잡기 위한 은행간 경쟁이 치열하다. 은행들은 ‘자영업자 전용통장’을 잇따라 출시해 단 하루만 맡겨도 연 2%대 금리를 주는가 하면, 각종 수수료 면제, 경영컨설팅 서비스 제공 등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정부가 고소득 전문직 자영업자들의 세원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사업용 계좌를 따로 만들어 관할 세무서에 신고토록 하자 이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다.
지난해 12월 소득세법이 개정돼 전문직을 포함한 자영업자 중 복식부기 의무자는 올해 6월 말까지 금융거래 통장을 개인용과 사업용으로 분리 개설하고 사업용 계좌를 관할 세무서에 신고해야 한다.
복식부기 의무자는 업종별 연 매출액에 따라 나눠지는데, 도소매업과 농어업의 경우 연 매출이 3억원 이상, 음식ㆍ숙박ㆍ제조업은 연 매출 1억5,000만원 이상, 부동산임대업과 서비스업은 7,500만원 이상이며, 변호사 의사 회계사 세무사 등 전문직 개인사업자는 소득에 관계없이 대상에 포함된다.
만일 이들이 사업용 계좌를 별도로 만들지 않으면 내년부터 위반액의 0.5%가 가산세로 부과되며 중소기업특별세액감면 등 각종 공제혜택도 받지 못한다. 국세청은 6월말까지는 따로 세무서를 방문할 필요 없이 은행을 통해 계좌 개설을 신고할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사업용 계좌를 따로 만들어야 하는 대상자가 50여만 명에 달해 은행들로서는 초기 시장 선점이 중요한 상황인 것이다. 국민은행이 최근 출시한 ‘사업자 우대종합통장’은 각종 수수료를 면제하고, 통장가입 고객이 ‘kb상호부금’ 가입 시 금리를 0.5%포인트 우대하며, 개인사업자 전용대출상품을 이용할 때도 금리를 0.2%포인트 깎아준다. 또 4대 보험 업무를 무료로 대행해주고, 인사 노무 컨설팅 수수료도 할인해준다.
신한은행의 ‘더 뱅크(THE Bank) 사업자 통장’도 3개월간 현금입출금기(ATM) 수수료를 10회 면제하고, ‘탑스 비즈카드’를 발급받으면 연회비를 5년간 면제해준다. 또 가입 후 추가우대 실적 요건 중 2가지 이상을 충족하면 환전 및 송금수수료 50%, 탑스(Tops) 적립예금 연 0.2%포인트, 대출 금리 0.5%포인트를 우대 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의 ‘소호천사 비즈 어카운트’는 예금액에 상관 없이 연 2%의 금리를 제공하며 창구 당행이체 수수료와 비정액 자기앞수표 수수료도 면제해 준다.
하나은행의 ‘부자되는 사업통장’은 신용카드 매출과 입금 내역을 비교 관리할 수 있는 ‘종합매출관리서비스’와 수수료면제 혜택을 제공한다.
기업은행의 ‘대한민국企UP통장’도 가입 뒤 실적에 따라 인터넷뱅킹 등 전자금융수수료와 은행영업 마감 뒤 자동화기기 현금인출 수수료를 매달 5∼20회씩 최장 3년 동안 면제해준다. 상품 가입 뒤 자금관리서비스를 신청하면 회계소프트웨어구입비 및 설비치가 면제되며 평생계좌번호 제공 및 적립금 자동전환, 경영승계컨설팅, CEO자산관리 등 각종 서비스가 제공된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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