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KOSPI)가 1,700선마저 훌쩍 뛰어넘으면서 주가 수준에 대한 투자자들의 심리적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주가 상승세 지속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이는 상장기업들의 2분기 실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일 투자정보 제공업체 FN가이드가 코스피시장의 시가총액 상위 100개사를 대상으로 올해 2분기 실적 전망을 집계한 결과, 이들 기업의 총 매출액은 141조9,003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1.05% 증가할 것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6.8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11조6,243억원으로 전 분기의 12조8,046억원에 비해 9.22% 줄어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익구조는 오히려 악화될 것으로 나타났다.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는 1분기에 비해 3.02% 가량 늘어난 14조8,211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1조512억원으로 당초 우려했던 8,000~9,000억원 수준은 넘어서겠지만, 1분기에 비해서는 11.15% 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LG카드 지분 매각 등으로 1분기에 사상 최대규모의 수익을 올렸던 은행들의 실적은 크게 악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국민은행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4조1,155억원과 8,647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23.73%, 46.81%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외환은행과 기업은행도 영업이익이 각각 8.80%, 51.94% 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그간 실적 악화가 우려됐던 현대차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7조4,334억원, 4,068억원으로 각각 직전분기 대비 11.21%, 39.58%의 높은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됐다. 또 LG필립스LCD도 영업이익 82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편 이 같은 2분기 실적 전망치가 주가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엇갈렸다. 삼성증권 오현석 투자정보파트장은 “상장사들의 2분기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에 비해서는 줄어들겠지만,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며 “기업들의 실제 실적이 현재의 전망치 수준을 크게 밑돌지 않는다면 주가에 악재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푸르덴셜증권 이영원 전략분석실장은 “증시가 뜨거울 때는 악재조차 호재로 해석되지만,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 정반대의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며 “실적 발표 시즌 무렵의 시장 상황에 따라서 2분기 성적표가 주가 하락의 빌미가 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전성철 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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