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들이 한국일보와 희망제작소의 공동 기획 ‘이건 어때요? 시민의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꾼다’가 제안한 시민 아이디어 실현을 위해 ‘호민관 클럽’을 결성, 대대적인 입법지원에 나선다. 호민관(護民官)은 고대 로마에서 평민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평민 중에서 선출한 관직을 말한다.
호민관 클럽 임시대표를 맡은 열린우리당 홍미영 의원은 4일 “국회 본연의 임무인 민생고충 해결에 앞장서기 위해 시민 아이디어 입법을 위한 국회의원 모임을 만들었다”며 “5일 국회에서 결성식을 갖고 ‘시민 아이디어 7’을 선정한 후 공동 입법청원, 상임위원회 정책제안 등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민 아이디어 7’는 본보와 희망제작소가 공동 제안한 ▦지하철 서비스 개선(5월15ㆍ22일) ▦시각장애인 고충 해소(4월16일) ▦시간제 탁아시설 설치(5월22일) ▦주한 외국인 차별 시정(5월29일) 등이다.
호민관 클럽에는 한나라당 김양수 원희룡 의원과 열린우리당 정봉주 김근태 우원식 유승희 김재홍, 홍미영 의원, 민주당 손봉숙 의원, 민주노동당 노회찬 이영순 최순영 의원, 무소속 제종길, 유선호 의원 등 14명이 참여한다. 여야와 당파를 초월해 뭉친 셈이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전 의장은 “그 동안 국회의원들이 굵직굵직한 정치현안에만 관심을 가져왔다”며 “시민 아이디어에 담긴 국민의 낮은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기 위해 뜻을 함께 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김양수 의원은 “시민들이 국회의원을 만나 민생고충을 털어놓을 수 있는 직접적인 창구가 부족했던 게 사실”이라며 “시민단체와 언론을 통해 공론화한 정책들을 국회가 적극 검토하고 법제화할 수 있는 효율적인 통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호민관 클럽 참여 의원들은 각자 속한 국회 소위원회에서 다룰 아이디어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며 적극적인 입법화를 약속했다. 여성가족위원회 및 행정자치위원회 소속인 홍미영 의원은 “시간제 탁아시설에 대한 법개정 필요성에 동감하고 있다”며 “관련 행정기관과의 간담회를 통해 실현 가능성을 적극 검토한 뒤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희망제작소 안진걸 팀장은 “시민들이 제안한 아이디어는 국회 고유 업무인 법제화와 관련된 경우가 많다”며 “국회의원들은 서민의 권리를 지키고 신장하기 위해 선출된 21세기 호민관인 만큼 활발하게 입법활동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현정 기자 agada20@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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