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출신의 세계적인 스타 안무가 나초 두아토(50)가 신작 <날개> 를 들고 한국에 왔다. 두아토는 자신이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스페인 국립무용단과 함께 6~8일 LG아트센터에서 이 작품을 선보인다. 날개>
빔 벤더스 감독의 영화 <베를린 천사의 시> 를 무용으로 만든 것으로, 단테의 <신곡> 3부작으로 국내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켰던 슬로베니아의 연극 연출가 토마스 판두르가 연출했다. 두아토는 안무와 음악 뿐 아니라 천사 다미엘 역을 맡아 직접 춤을 추고 대사도 한다. 2002년에도 한국을 다녀갔지만 무용수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처음이다. 신곡> 베를린>
4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두아토는 “2002년 공연 때 한국과 스페인의 월드컵 8강전이 있었는데 스페인이 져서 아직도 화가 나있다”는 농담으로 입을 뗀 뒤 “이번 공연을 앞두고 한국 팬들이 이메일과 홈페이지를 통해 많은 메시지를 보내줘서 기뻤다”고 말했다.
키가 190㎝에 가까운 두아토는 팔을 쭉 뻗어보이더니 “판두르가 긴 팔 때문에 천사 역할로 나를 떠올렸다고 하더라. 마치 비행기의 날개 같다고 했다”며 웃었다.
두아토는 18세의 늦은 나이에 무용을 시작했지만 20대에 세계적 무용단인 네덜란드 댄스시어터의 상임 안무가가 됐고, 33세부터 스페인 국립무용단을 이끌어왔다. 특히 음악을 무용으로 풀어내는 데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이번 작품의 주제를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는 고독과 사랑, 죽음이라고 설명했다. “동화 속 왕자를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이야기합니다. 다른 언어(스페인어)로 대사를 하지만 무용수의 몸짓을 통해 한국 관객들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날개> 의 하이라이트는 물로 채워진 무대에서 두아토가 춤을 추는 마지막 장면.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그는 “좀 미끄럽긴 하지만 마치 물고기가 된 것 같은 행복과 자유로움을 느낀다. 날개>
막이 내려간 뒤에도 물에서 계속 헤엄치며 논다”고 답했다. 안무가이기 전에 무용수로서도 명성을 날렸던 두아토는 “이 나이에 춤을 출 수 있다는 게 스스로도 놀랍다”면서 “무용수는 태어나는 것이며, 나는 무용수로서 태어났다”고 말했다.
두아토는 이번 내한에서 <날개> 외에 소품인 <카스트라티> <황금빛 골드베르크> <화이트 다크니스> (12일 고양아람누리)도 소개한다. 화이트> 황금빛> 카스트라티> 날개>
김지원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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