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부터 개막하는 선진 8개국(G8) 정상회담이 회담장 안팎에서 큰 충돌을 빚을 조짐이다.
회담장 안쪽에선 유럽연합(EU) 의장국이자 개최국인 독일이 온실감축을 위한 주요국 정상회담을 전격 제안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개종선언’에 반대의사를 밝힘에 따라 양대 기둥인 미국과 독일을 중심으로 G8 회원국간의 뜨거운 설전이 예상된다.
바깥에선 10만 명의 반세계화 운동가들과 테러 단체들이 시위를 벌일 전망이다. 시위가 벌써부터 과격 양상을 보이고 있어 2001년 이탈리아 제노바 회담이후 최대 충돌 사태가 우려된다.
지구 온난화와 아프리카의 에이즈 및 빈곤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8일까지 독일 북부 발트해 연안 휴양지 하일리겐담에서 열리는 올해 G8 회담은 환경문제에 침묵으로 일관하던 부시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제안을 던지면서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G8과 중국 인도 등 15개 온실가스배출국이 올 연말 정상회담을 갖고, 장기 전략을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들은 물론 독일까지 “기후 보호 방안은 유엔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부시의 제안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일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종전 온실가스 감축목표에 대한 비타협적인 자세와 비교하면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미국의 ‘전향’을 환영하면서도 “G8 정상회담에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완화하는 방식으로는 타협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어 메르켈 총리는 “교토의정서를 잇는 국제적 합의는 유엔 주도하에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나의 확고한 입장”이라며 일부 국가들의 협상으로 기후보호 방안이 도출될 수 없음을 강조했다.
환경단체들도 부시 대통령의 기후보호 방안 제의가 구체적인 목표를 결여한 채 온실가스 감축에 소극적인 미국의 입장을 호도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환경운동가로 변신한 앨 고어 전 부통령도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그는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1일 열린 저서 <이성에 대한 공격> 사인회에서 “부시 대통령이 순전히 진실을 은폐하려는 새로운 방안을 제안했다”며 “이는 지금 시작할 수 있는 온실가스 감축 노력들을 지연시키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성에>
G8 회담에 반대하는 반세계화 시위도 과격한 폭력시위로 변질되며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독일 북동부 항구도시 로스토크에서는 2일 전 세계에서 모인 반세계화 운동가, 환경운동가, 평화운동가 등 수만 명이 ‘G8=테러, 전쟁, 기후 킬러’, ‘자본주의와의 대화는 없다!’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이다 경찰과 충돌했다.
경찰은 돌과 화염병을 던지며 저항하는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물대포와 최루탄을 발사하는 등 독일 보안당국은 격렬한 반G8 시위가 예상됨에 따라 지난달 30일 하일리겐담을 둘러싸는 보안 펜스를 설치한 데 이어 하일리겐담으로 통하는 입구 두 곳을 봉쇄했다.
박선영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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