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3일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 평가포럼 발언에 격하게 반발했다. ‘대통령의 정신 건강이 의심스럽다’, ‘저주의 굿판을 걷어치워라’, ‘정권을 붙잡아 보겠다는 최후의 발악’ 등 수위도 독설에 가까웠다. 당 일각에선 ‘제2의 탄핵’을 유도하기 위한 노 대통령의 기획이 아니냐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왔다.
강재섭 대표는 이날 “(대통령이) 자아도취와 과대망상의 나르시시즘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논평에서 “노 대통령이 국민으로부터 인정 받지 못하는 한풀이를 겸해, 사이비 광신도 같은 자기네 식구들끼리 모여 야당과 언론을 향해 막말과 격정을 쏟아 붓는 광란의 파티를 벌였다”며 “국민은 분노를 넘어 연민까지 느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날 논평에서 “대통령의 정신 건강을 의심치 않을 수 없다” 고 말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측도 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이 전 시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원칙적으로 (노 대통령을) 상대하고 싶은 심정이 아니다. 앞으로는 할 말 안 할말을 가려서 했으면 좋겠다”며 “요즘 (노 대통령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국민은 한껏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한반도 대운하 건설을 위해) 민자 유치를 할 수 있고 7% 성장도 반드시 가능하다”며 “본인(노 대통령)이 못한다고 해서 남이 못한다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측 박형준 대변인은 “노 대통령의 발언은 국가지도자로서의 품격을 저버린 것”이라며 “피해의식과 과대망상이 교차하는 연설에 노사모는 열광했지만 국민은 섬뜩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의 한선교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고 “그들은 지난 4년 동안 끼리끼리 모여 오늘처럼 똑같은 이야기만 하고 지냈다”며 “그들에겐 내 덕과 네 탓만 있을 뿐”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국민도 그들에게서 ‘내 탓이오’ 한 마디를 듣고 싶어 한다”며 “지난 4년 보다 앞으로 남은 8개월이 국민에겐 더욱 고통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전 대표는 직접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이정현 공보특보는 “정권 연장이 불가능해지자 초조해진 노 대통령이 지지세력을 결집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며 “일일이 대꾸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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