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 한국 바둑이 아시아인들의 스포츠제전인 아시안게임 무대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는 지난달 28일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제50차 집행위원회를 열고 바둑, 롤러스케이팅, 정구를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추가하기로 결정했다고 1일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했다.
이번 OCA 집행위는 아시안게임 종목 수(41개)를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 바둑은 체스의 세부 종목, 정구는 테니스의 세부종목으로 추가한 데 이어 롤러스케이팅은 크리켓과 묶어 한 종목으로 표시했다.
이로써 바둑과 롤러스케이팅은 사상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무대에 서게 됐고, 1994년 히로시마아시안게임부터 정식종목이었던 정구는 퇴출 위기를 면했다. 이날 추가된 3개 종목의 금메달 개수나 경기 방식 등은 추후 OCA 집행위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특히 한국과 중국, 일본 세 나라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바둑은 지난 4월16일 쿠웨이트시티에서 열린 OCA 총회 당시 광저우조직위원회가 정식종목으로 신청했지만 기존 종목인 체스와 비슷한 유형이라는 이유로 배제됐다. 당시 OCA 총회는 광저우조직위가 요청한 종목 중 바둑은 크리켓, 롤러스케이팅은 체스로 대체해 통과시켰다. 그러나 주최국 중국이 바둑 등의 종목 채택을 강력하게 재요청한 끝에 OCA 집행위원회의 재가를 받아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한편 바둑이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계자들은 일제히 환영했다. 허동수 한국기원 이사장은 "오늘은 1,000만 바둑인들의 염원인 바둑의 체육화를 향한 역사적인 날이다. 나아가 바둑이 올림픽에서도 정식종목으로 채택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상의 황제’ 이창호 9단도 “바둑계가 더욱 활성화 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면서 “아직 아무 것도 확정이 되지 않은 상황이라 지금은 (출전 여부에 대해) 말하기 어렵다. 그러나 출전을 하든 못하든 모든 바둑인의 경사"라며 기뻐했다. 바둑은 대한바둑협회(회장 조건호)라는 이름으로 2006년 5월16일 대한체육회 준가맹단체로 승인 받았다.
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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