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1일 한화그룹 본사와 경찰청장을 지낸 최기문 한화건설 고문의 자택을 전격적으로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특히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경찰 출석일에 이택순 경찰청장과 통화한 유시왕 한화증권 고문의 자택도 압수수색해 이 청장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김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과 경찰의 늑장ㆍ외압 수사 의혹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서범정 형사8부장)은 1일 오전 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그룹 본사 총무과와 태평로 한화손해보험내 최 고문 사무실, 여의도 한화증권내 유 고문 사무실, 최 고문과 유 고문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전날 법원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으며 이날 오전 검사와 수사관 20여명을 투입해 최 고문 등에게 지급한 휴대전화 번호 등 각종 자료 네 상자 분량과 컴퓨터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경찰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이례적으로 서울 남대문서에 김 회장 사건을 이첩하고 수사 착수가 지연된 과정에 최 고문 등 한화측의 로비나 외압, 금품거래가 있었는지 등 의혹에 대한 물증을 확보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감찰 결과 최 전 청장은 김 회장 보복폭행 사건 발생 이후 당시 서울경찰청 홍영기 청장과 김학배 수사부장, 한기민 형사과장과 장희곤 남대문서장 등에게 전화를 건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한화측이 조직폭력배 오모(해외도피)씨에게 폭력배 동원 대가로 거액을 건넸다는 의혹과 관련해 이를 입증할 수 있는 물증이 있는지도 확인할 방침이다.
특히 검찰은 유 고문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시켜 이 청장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유 고문은 김 회장의 경찰 출석일에 고교 동창인 이 청장에게 전화를 한 것으로 드러나 의혹을 사고 있는 인물이다. 검찰은 지난달 4일 국회 행자위 등에서 일부 의원이 “이 청장과 유 고문이 보복 폭행이 일어난 3월8일 이후 골프를 함께 쳤다”고 제기한 의혹도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철준 서울중앙지검 1차장은 “한화 본사는 경찰에서도 한 차례 압수수색을 했지만 당시 찾아내지 못한 자료도 있을 수 있다”며 “수사 필요성에 따라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 전 청장은 겸임교수로 재직중인 대구 계명대에서 기자들을 만나 “외압이란 실질적인 권력을 가진 사람이 행사하는 것”이라며 외압설을 전면 부인했다.
는 “홍영기 전 서울경찰청장을 비롯한 수사라인 4명을 제외한 접촉자가 추가로 있느냐”는 물음에 “녹취록을 통해 다 밝혀지게 될 것이나 이 청장과의 접촉은 없었다”고 답변했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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