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이성적인 과열 국면이다." "대세 상승 국면에 접어들었다."
종합주가지수(KOSPI)가 무서운 속도로 1,700선을 무너뜨리자 주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 증권사들은 1일 보고서에서 주식시장에 투기적 양상이 보인다며 급락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증권사들은 국내증시가 그간 너무 가파르게 올랐던 만큼 일정 수준의 조정은 불가피하겠지만 추세적 상승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신영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이날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비'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최근 거침없이 상승해온 증시가 이제는 투기적인 모습까지 드러내고 있다"며 "시가총액 22조원의 현대중공업이 31일 장중에 10% 이상 오르는 현상을 과열이 아니라면 어떤 식으로 설명할 수 있겠나"라고 주장했다.
이 연구원은 "안정적인 국내외 경기 동향, 기업실적의 호조, 해외증시의 강세, 상대적으로 낮은 주가 수준 등 한국 증시의 상승 배경이 충분한 것은 사실"이라며 "그렇다 해도 (시장을) 조정 없는 상승과 비이성적 과열이 지배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신영증권은 심지어 6월 증시가 크게 출렁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월초에 정기적으로 발표해온 코스피 예상범위마저 제시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증권 천봉기 연구원도 "주가지수가 안정적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증시의 변동성이 역사적 저점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이는 뒤집어보면 증시의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는 뜻이며, 이 같은 징후는 외국인이 선물을 매도하고 있는 점에서 확인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동양종금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연속 상승에 대한 부담감은 남아있지만 아직까지 과열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며 정반대 의견을 내놓았다.
이현주 연구원은 "코스피가 1,700을 넘어서면서 주가 수준에 대한 부담이 높아졌지만 이는 단기적 가격조정을 통해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며 "게다가 기업실적 호전, 풍부한 유동성에서 비롯된 국내외 증시 수급 여건의 개선 등 펀더멘털의 긍정적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어 가격 부담 자체도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연구원도 "최근 증시는 아시아ㆍ유럽ㆍ북미 지역 증시 사이의 선순환, 국내 업종간 선순환, 개인ㆍ기관ㆍ외국인ㆍ프로그램매매 사이의 선순환 등 세 가지 선순환 구도를 통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최근 2주간 코스피 상승세가 가파랐던 까닭에 일시적 조정은 있겠지만, 이 같은 선순환 구도의 균형 속에서 시장의 하락 시기를 점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는 거침 없는 상승세를 이어가며 또 다시 전고점을 경신했다. 코스피는 기관과 개인의 동반매수에 힘 입어 장중 한때 1,745.39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단기과열에 따른 부담이 높아지면서 개인이 매도세로 돌아서자 오후 들어 상승 폭의 상당 부분을 반납하며 전일 대비 15.33포인트(0.99%) 오른 1,716.24로 마감했다.
증시가 연일 각종 기록을 경신함에 따라 시중자금의 증시 유입 움직임도 뚜렷해지고 있다.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시의 고객예탁금은 13조1,759억원을 기록, 지난해 2월7일 이후 16개월만에 13조원을 넘어섰다.
코스피시장의 거래대금도 9조1,680억원으로 전날에 이어 또 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거래량도 6억819만주로 평소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전성철 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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