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 1,700 돌파의 일등공신은 단연 개미군단(개인투자자)이었다.
31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5월 한 달 동안 코스피(KOSPI) 시장에서 기관 투자자들은 9,868억원을 내다팔고, 외국인은 이렇다 할 뚜렷한 추세를 보이지 않은 채 관망세 속에 2,580억원을 사들인 반면, 개인들은 무려 7,393억원을 순 매수했다.
특히 지수가 1,600선을 넘어 조정에 대한 경고음이 울린 지난 6일간 프로그램 매도는 무려 2조원, 투신 매도는 1조원을 넘었으나 개인들은 5일 연속 주식을 사 모으며 지수 상승 흐름을 주도했다.
특히 중국 악재에도 불구하고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개장 30분만에 무려 200개 종목이 신고가를 기록한 것은 거침없는 개미군단의 힘 때문이었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수 1,700 돌파의 원동력으로 단연 개미군단을 중심으로 한 풍부한 대기매수세를 꼽는다. 개인들의 멈추지 않는 매수세에 힘입어 유동성 랠리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시장의 조정 없는 상승세가 장기화되면서 적절한 진입 시점을 찾지 못했던 개인들이 약간의 조정만 있어도 매수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파트장은 “상승 흐름이 이어지면서 대다수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 지수가 밀리면 사들이는 일종의 컨센서스가 이뤄져 조정이 장 중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올들어 개인투자자들의 수익률도 높아지고 있다. 대세상승의 흐름 속에서 짭짤한 수익을 거둬들이고 있는 것이다. 개인의 순 매수가 컸던 상위 30개 주식의 평균수익률은 21.58%를 기록해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28일 기준 15.58%)을 훨씬 웃돌았다.
사실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1월 지수가 5.17% 하락하자 2월 한 달 동안 8,500억원을 순 매도하며 관망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이 달 들어 지수가 1,600선을 넘어서면서 약간의 장 중 조정도 시장진입의 기회로 활용하는 적극적인 자세로 돌변했다.
최근 국내 주식형 펀드의 환매가 일단락되고 자금의 실질적인 유입이 감지되고 있는 점도 개인이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반증이다.
윤세욱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민연금 등 연ㆍ기금이 장기적으로 주식투자 비중을 늘리고 하반기 경기 및 기업이익 회복 기대감이 고조되는 등 국내 증시를 둘러싼 여건이 호전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시장 추가진입은 더 빠르게 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개인 유동성 증가의 한 축을 신용거래가 담당하고 있고, 중국 악재가 살아 있다는 점은 향후 조정국면에서 개미들의 피해를 증폭시킬 수 있는 뇌관이다.
신용융자에 따른 개인들의 외상거래 잔액은 현재 4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임동민 동부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용거래를 통한 개인들의 유동성 랠리는 불안한 측면이 있다”며 “과열 증시가 조정을 받을 경우에 대비한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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