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KOSPI)가 31일 사상 최초로 1,700선을 돌파했다. 코스피ㆍ코스닥 시장의 전체 시가총액도 1조 달러를 넘어섰다. 이로써 한국 증시는 아시아에서 일본 중국 인도 홍콩에 이어 5번째로 시가총액 1조 달러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관련기사 19면
코스피는 이날 프로그램 매수세 유입에 힘입어 전날보다 38.19포인트(2.30%) 오른 1,700.91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11일 1,600선을 넘어선 뒤 불과 13거래일 만에 조정 한번 없이 무려 100포인트나 오른 셈이다.
코스피ㆍ코스닥 시장의 시가총액 합계도 929조8,290억원으로 늘어났다. 이날 원ㆍ달러 환율 종가인 927.7원을 적용하면 시가총액은 1조23억 달러에 달한다. 세계시장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높은 나라는 미국(18조6,500억 달러)이며, 일본(4조8,700억 달러) 영국(4조1,000억 달러) 프랑스(2조8,300억 달러)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주요 원인으로 해외 증시의 동반 강세, 시장 참여자들의 투자심리 회복 등을 들고 있다.
30일 미국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지수는 올 들어 22번째로 전고점을 경신했고,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7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날 급락세를 보였던 중국 증시도 하루 만에 오름세로 돌아서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56.56포인트(1.40%) 오른 4,109.65를 기록했다.
윤세욱 메리츠증권 상무는 “주식형펀드들에 대한 영향력이 큰 S&P 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점이 중국 증시의 조정 우려로 위축됐던 투자심리에 다시 불을 지폈다”며 “4월 경기 선행지수를 통해 미국의 내수 경기 회복이 본격화할 조짐을 보인 점도 증시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의 침체, 저금리 기조의 고착에 따라 시중자금이 증시로 몰리고 있는 점도 증시 상승 랠리에 일조했다. 국내 증시의 고객예탁금은 30일 현재 12조8,507억원으로, 연초(8조5,616억원)에 비해 50.01% 증가했다. 이는 주식거래대금의 증가로 이어져 31일 코스피 시장의 거래대금은 7조8,851억원을 기록하며 1999년 11월 이후 8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올해 초부터 지난 30일까지 코스피ㆍ코스닥 지수 상승률이 각각 15.91%, 21.35%에 이를 만큼 국내 증시가 너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점을 들어 향후 시장이 큰 폭의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 파트장은 “증시가 쉬지 않고 오름에 따라 주가 수준에 대한 투자자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며 “현재의 코스피 수준은 올 3분기 이후 경기 호전 기대감까지 미리 반영하는 듯한 모습이어서, 오히려 하반기가 걱정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성철 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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