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마사회 유도팀 전 감독이 선수들의 계약금과 상금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된 데 이어 이번엔 체육대학 교수가 제자들의 취업을 알선하고 거액을 뜯어내다 적발됐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31일 대학 체육특기자 입학과 실업팀 입단을 알선하고 사례비 명목으로 수천 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알선수뢰 및 특가법상 알선수재)로 H체대 홍모(47) 교수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또 2005년 7월 전국체전 예선에서 투척 종목 심판으로 일하면서 서울시체육회 간부 아들의 대학 진학을 돕기 위해 다른 학생을 대리 출전시켜 상을 타게 해준 혐의로 S체고 교사 김모(40)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홍 교수는 지난해 7월 제자인 4학년 투포환 선수 임모씨를 경기도 모 시청 육상팀에 입단토록 알선한 뒤 임씨가 받은 입단 계약금 2,000만원 중 1,500만원을 챙기는 등 제자 5명이 받은 계약금 1억3,000만원 중 6,000만원을 취업 알선 사례금으로 받아 챙겼다.
홍씨는 2004년 11월 S체고 김 교사의 청탁을 받고 이 학교 3학년 여자 투창선수를 H체대 특기생으로 입학시킨 뒤 학부모 한모(47)씨에게서 500만원의 사례금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홍 교수는 이런 식으로 받은 돈 중 500만원을 제자가 입단한 실업팀의 윤모(50) 감독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홍 교수에게 돈을 준 선수 5명 중 2명은 국가대표이며, 이 중 1명은 투해머 한국신기록 보유자다. 홍 교수는 제자들이 투포환 투창 등 비인기종목 선수인 탓에 계약금이 많게는 5,000만원, 적게는 1,000만원에 불과했는데도 계약금의 절반 가량을 챙겼다.
경찰 관계자는 “홍 교수가 실업팀 취업 추천권을 갖고 있어 제자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돈을 건넸다”면서 “제자들이 모두 홍 교수의 은행 계좌번호를 알고 있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경찰은 다른 종목의 취업 비리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키로 했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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