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의 거품을 확 걷어내겠다.’
SK그룹이 수입차 사업에 본격 출사표를 던지면서 외국에 비해 폭리를 취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수입차 업계에 폭탄을 던졌다.
SK그룹 계열사인 SK네트웍스는 31일 이르면 하반기부터 메르세데스 벤츠, BMW, 렉서스 등 프리미엄 브랜드들을 직접 수입,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SK네트웍스는 수입차 전담 태스크포스트팀을 구성하고 미국, 일본 등의 거래선을 확보했다. SK네트웍스는 그 동안 볼보, 인피니티, 크라이슬러, 푸조, 재규어, 랜드로버 등 6개 차종의 국내 딜러사업을 해왔다.
수입차는 그 동안 해당 수입차의 국내법인이 본사에서 차를 들여와 지정 딜러점을 통해 판매해 왔으나, 대기업이 여러 모델들을 직접 들여오는 것은 처음이다. 재계 3위 SK가 수입차사업을 본격화하면서 거품빼기를 선언함에 따라 수입차들의 가격정상화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BMW는 이에 앞서 이달 중순 뉴 528모델에 대해 대당 1,900만원씩 인하한 바 있으며, 다른 수입차업체들도 가격인하 방안을 놓고 고심중이다.
SK네트웍스는 프리미엄 브랜드들을 직접 들여올 경우 경쟁업체들보다 10~20% 싸게 판매, 업계 판도를 뒤흔들어놓겠다며 전의를 다지고 있다. 가격거품을 뺀 만큼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BMW코리아, 한국도요타자동차 등과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다는 것.
수입차 거품 제거는 현재 본사 마진과 국내 딜러 마진으로 돼 있는 이중적인 가격 구조를 개선해서 딜러 마진 수준만 받으면 가능하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수입차 사업 성공의 최대 관건인 애프터서비스(AS)와 중고차 판매 문제는 SK㈜의 전국적인 자동차정비망인 스피드메이트와 중고차 사업 부문인 엔카를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정만원 사장은 최근 “수입차 업체들이 똑같은 차종에 대해 일본에 비해 2배 가격으로 판매하는 잘못된 관행을 바꿔 나가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수입차 업계는 SK의 진출에 긴장하고 있다. SK가 그룹의 막강한 네트워크와 자금력을 앞세워 가격 인하 드라이브를 걸 경우 가격인하가 불가피한데다, 일부 수입차 업체들은 생사의 기로에 놓이기 때문이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