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마카오 은행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 해결을 위해 경영자인 스탠리 아우 BDA 회장을 교체할 경우 BDA에 대한 금융제재를 해제하겠다는 의사를 최근 중국 당국에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 재무부의 돈세탁 은행 지정으로 국제금융거래가 막힌 BDA를 정상화시킴으로써 BDA 내 북한 자금의 자유로운 입ㆍ출금 및 송금을 보장하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는 30일 "BDA의 주인이 바뀌고 새 경영진이 들어선다면 (BDA에 대한 돈세탁 은행 지정이) 재고될 가능성은 항상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미측의 이러한 BDA 해법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아직 실현 여부는 불투명하다.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의 이날 방중도 중국을 설득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은 BDA 문제에 개입하기를 꺼리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개인 금융회사의 인사에 직접 개입하는 것이 부담인데다 아우 회장이 미 재무부의 돈세탁 은행 지정에 소송으로 맞대응하는 등 미측의 BDA 제재에 반발하고 있는 점도 껄끄럽다. 더욱이 아우 회장은 마카오는 물론, 중국 고위층과도 상당한 친분을 맺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호락호락하지도 않다.
이에 따라 힐 차관보의 방중이 실효를 거둘지 여부를 낙관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하지만 힐 차관보는 전날 "(BDA 해결을 위한) 몇 가지 아이디어를 갖고 있어 베이징(北京) 회담에 기대를 걸고 있다"며 중국을 압박했다.
미측이 BDA 문제 해결에서 중국의 역할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당초 BDA 해법인 미국 은행의 북한 자금 중계가 단시일 내에 실현되기 어렵다는 사정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과의 금융거래를 금지토록 한 애국법 311조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서울의 외교소식통은 그러나 "BDA 경영진 교체 방안이나 미국 은행의 중계기지 이용 방안이 무산됐다고 볼 수는 없다"며 "다각적이고 전방위적인 BDA 해법이 모색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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